희미해지고 있다. 건강도 기억도.
점점 흐려지다 결국엔 사라질 것이다.
사라질 것들에 미련을 갖지 말라는 불교의 교훈이 있지만
살아있는 이상 미련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당장의 눈앞에 놓인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면
무한한 우주공간과도 같은 시간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라질 것들에 목매달고 집착한다.
그리고 그 집착을 즐긴다.
연극은 끝나기 마련이니까,
지금 순간을 한올한올 열심히 잘 세보자고 자위한다.
혼자된 시간들 속에서 비로소 나와 마주한 순간들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