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타인을 위한 삶인가, 나를 위한 삶인가.

by 소요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척하지만, 결국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


어릴 적 엄마는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라고 가르쳤다.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할 것.

사소한 것이라도 받으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반드시 보답할 것.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싸우지 말 것.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스승의 날에는 꽃을 드릴 것.


나는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자랐다.

남들의 눈치를 잘 보고, 남들의 기대에 맞추며.

크게 방황할 것도 없이 부모가 짜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나름대로 재미있게 사는 삶이 오래된 관습처럼 몸에 배었다.


한동안 나는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여겨왔다.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남들 위주로 인생을 살다 보니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점이 조금 바뀌었다.

타인을 위한다고 믿었던 그 많은 행동들이 사실은

내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미움을 받기 싫어서,

내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서 계산 끝에 선택한 것이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남들에게 미움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착한 사람, 예쁜 사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욕망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다.


아마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


결국 나는

남 위주인 듯하지만 동시에 나 위주이기도 한,

그 애매한 경계 위의 삶을 살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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