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 이전보다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늘 대화 끝에는 어김없이 "요즘 그 사람과는 잘 지내?”라는 안부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물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면 자연스러운 관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지낸다고 하면 "그럼 결혼은 언제야?”라는 질문이,
헤어졌다고 하면 "왜? 어떻게?”라며 이별의 전말이 가미된 드라마를 궁금해한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이유는 수만 가지라고 말하면서도,
그 수만 가지 중 ‘내 경우’는 꼭 설명을 해야 하는 듯한 분위기.
그럴 때마다 이미 지나간 이야기들을 또다시 꺼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잊어가던 감정들이 다시 피어오른다.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상대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 눈빛엔 분명 진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묘하게 자존심이 상한다.
나는 지금 이별을 지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혼자도 괜찮다는 걸, 오히려 더 나은 삶일 수도 있다는 걸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중인데—
그들의 걱정은 마치 내가 '우울해야만 하는 사람’처럼 나를 규정해 버린다.
이별보다 힘든 건, 이별 이후의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그런 마음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괜히 조심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