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훌륭한 음악

시간이 더 걸려도 90을 넘어 100까지

by 블루비얀코

나는 자신 있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다. 어릴적 피아노 학원도 다녔고, 성인이 돼서는 플루트나 첼로도 배워보기는 했는데, 바쁜 삶 속에서 지속할 기회가 없었다.


내 아이는 악기 한 가지는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친구의 소개로 피아노 선생님을 모셨고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레슨을 받게 했다.


레슨이 끝난 후, 숙제 수첩에 배운 곡을 다섯 번쯤 연습하는 숙제를 내주셨는데, 직장 생활하는 엄마가 제대로 챙기지 않으니 아이들이 거의 숙제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2년 정도를 배웠을 때 까지도 능숙하게 외워 칠 줄 아는 곡이 별로 없었다. 피아노 끊을래? 하고 물어보면 절대로 그만둔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쩌다 동생집에 놀러 가, 같은 또래 여자 조카가 근사하게 피아노를 치는 걸 보면, 손뼉 치며 칭찬은 했지만 마음속이 편치 않았다. 그저 우리 아이는 음악적 재능이 없나 보다 생각했다.


우연히 학부모 모임에서 피아노 레슨을 하는 학부형에게 아이들 배우는 교재 이야기를 했더니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교재란다. 피아노 시작 2년 안에 바이엘, 체르니를 떼야 그다음 악기로 넘어갈 수 있고, 학교 가면 오케스트라도 들어가고 도움이 된 단다. 돈 낭비, 시간 낭비라고 했다.


우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걱정을 털어놓았다. “교재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어머니, 애들 피아노를 곡을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교재는 음악을 좋아하게, 음악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교재예요.”라고 답하셨다.


“아이들이 숙제를 하지 않아 늘지 않는 것 같은데,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열등감을 생기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머니, 우리가 애들에게 90까지를 요구하면요. 다른 애들은 2일이면 가는데, 어머님 아이는 3일이나 4일이 걸려요.


그런데 보통 애들은 90에서 멈추거든요. 그런데 어머님 아이는 95, 100을 가요. 곡을 잘 느끼고 섬세하게 표현을 하거든요. 그걸 칭찬해주세요.”


아. 그렇구나! 오래 걸려도 더 많이 가는구나.


오랜 사회 경험을 통해, 삶에서 성공하거나 족적을 남기는 자는 빨리 90에 도달하는 사람보다, 느려도 95,100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진정 아이들을 사랑하시는구나. 이렇게 아이의 남 다른 장점을 보고 칭찬해주고 계셨구나. 그래서 애들이 계속한다고 했던 거구나. 너무나 감사했다.


피아노 선생님의 애정 어린 가르침은,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도, 스스로를 기다리지 못해 답답해하는 아이 자신과 나를 위해 되새기는 말이다.


그 후 두 번쯤, 선생님 제자들만의 연주회서 소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아이들의 피아노 레슨은 끝이 났다.


그러나 피아노 선생님의 사랑의 격려는, 가장 훌륭한 음악이 되어, 아이 마음속에 평생 연주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