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지 않아도 괜찮았던 찐 가성비 여행
인스타그램에서 바이럴 된 콘텐츠가 여러 개인 이곳, 왜 이렇게 사람들이 반응하고 좋아하는 걸까?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 서해 쪽 펜션은 대부분 오래되어 시설 면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쾌적한 객실 상태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면 가성비 여행으로 커플이 오기 딱 좋은데? 복층 건물을 단층만 사용해 천장이 굉장히 높아 탁 트인 느낌이 들고, 서해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뷰와 화이트 톤 인테리어로 더욱 쾌적하게 느껴졌다. 물론 중간중간 낡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는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다.
서해 바다에 왔으니 뻘 체험을 해볼까 하고 나갔는데, 분명 맑음이라고 예보됐던 날씨가 점점 흐려져 을씨년스러워졌다. 마음이 내키지 않아 포기하고 쉬다가, 저녁때쯤 이곳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고기 무한리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 펜션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무한 리필 바베큐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도권 근교 펜션으로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고기 쌓아놓고 구워먹는 묘미 아니겠는가! 대학교 MT 같은 느낌도 나고. 하지만 커플끼리 가면 고기를 잔뜩 준비하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가능하다. 삼겹살, 목살이 있고 쌈채소도 싱싱했다. 밥, 한강라면, 팝콘까지 준비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특히 팝콘은 영화관에서 파는 카라멜 팝콘처럼 달달하고 맛있어서 여러 번 리필해 먹었다. 마트에서 하나씩 구매하는 것도 번거로울 수 있는데, 편하게 몸만 와서 먹을 수 있는 점이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귀여운 개별 돔 형태의 식사 공간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고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다. 돔 안에 있으니 벌레 걱정도 없고, 주변의 시끄러운 소음은 차단되면서도 북적한 분위기는 느낄 수 있어 정말 낭만적이다. 특히 서해 바다다 보니 노을도 정면으로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옆에서 불꽃놀이하는 것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직접 바다에서 터뜨릴 수도 있고!
말만 들어도 낭만적인 순간들이 가득하다. 가격도 바베큐 무한리필까지 추가하면 2인에 13만 원 정도라고 하니 이 가격에 숙박까지 가능하면 정말 편리한 가성비 여행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 젊은 커플들이 많았지만, 나이 있으신 분들도 방문하기 좋을 것 같다.
다음 날 간단하게 조식도 마련되어 있다. 한강라면, 계란 후라이, 샌드위치와 음료수까지. 나는 전날 과식해서 먹지 않았지만, 술 진탕 마신 다음 날 해장하기 딱 좋은 그런 귀여운 메뉴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언젠가 시끌벅적한 친구들과 함께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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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은 어디를 갈까 고민 끝에 가볍게 카페를 가기로 했다. 바로 근처에 아름다운 사구 해변이 있지만, 예전에 갔었기 때문에 귀차니즘의 발동으로 포기했다.
요즘 나는 오션뷰 카페보다, 뭔가 아기자기하거나 특색 있는 카페에 더 끌린다. 이날도 그런 날이었다. 지도에 카페를 검색하니 수많은 후보들이 떴고, 그중 여기에 가게 된 이유는… 그냥 그날, 소금빵이 너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소금빵을 꽤나 좋아한다. 지난 겨울엔 그것만 먹고 살이 찌기도 했고, 지도 앱에도 '소금빵 맛집'이라는 폴더를 따로 만들어두었을 정도로. 전날 밤엔 삼겹살에 라면까지 먹어놓고, 다음 날엔 뭔가 부드러운 게 먹고 싶었다. 그건 바로 커피와 빵. 조식만 패스했을 뿐, 아예 먹지 않는건 아니다..
'브륄레 라떼'라는 이름만 들어도 귀여운 메뉴, 직접 구운 빵들, 그리고 식물원 같은 푸릇푸릇한 인테리어까지. 오픈 시간에 맞춰 가면 우리가 첫 팀이지 않을까 했는데, 이미 세 팀이나 있었다.
사진보다 훨씬 크고 멋진 공간이었다. 대형 카페에 식물을 채워 넣은 느낌이 아니라, 하나하나 사장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식물들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느낌. 아름다웠다. 카메라를 켜고 여기저기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브륄레 라떼와 꿀치즈 소금빵을 주문했다. 혈당 스파이크가 확 솟구치는 맛이었지만, 아무렴 어때. 맛있게 먹고 플레인 소금빵까지 추가 주문! 역시, 버터 바른 소금빵이 최고다.
혹시 나처럼 태안에 놀러 갔는데 날씨가 흐리고, 바다가 별로 땡기지 않는 날이라면— 돌아오는 길에 이 카페에 들러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비 오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 식물, 그리고 따뜻한 디저트의 조합은, 흐린 날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