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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던 오산의 신상 카페

맛있는 샌드위치는 우아하지 않다

by 소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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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가 있다. 오픈한 지 세 달 남짓 된 따끈따끈한 신상 공간이다. 처음엔 사진만 보고 꽤 넓을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아담한 사이즈였다. 그래도 우드 톤의 따뜻한 인테리어와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 뷰 덕분에 공간 자체가 편안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메뉴의 구성이었다. 시그니처 커피 메뉴부터 직접 만드는 구움과자, 그리고 수제 샌드위치까지 배가 고픈 상태로 갔던 나는 다 먹을 기세였다. 궁금한 마음을 억누르고 식사용 애플브리 샌드위치와 딸기 바나나 과일 주스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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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직접 서빙해주셨다. 들어올때부터 웃으며 큰 소리로 인사해주어 참 기분이 좋았는데, 직접 서빙까지 해주시니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풀어지는 느낌이였다.

먼저 나온 생과일주스를 한 입 마시고, 샌드위치를 기다리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그리고는, 생각보다 더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샌드위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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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브리 샌드위치에서 이렇게 사과가 많이 들어갈줄이야.. 사과가 최소 반쪽은 들어갔을거다. 치즈에는 꿀이 뿌려져 있는지 달달한 맛과 함께, 느끼함을 잡아 줄 수 있는 홀그레인 소스까지 더해져 궁합이 매우 좋았다. 최근 먹은 샌드위치 중 단연 인상 깊은 맛이었다.


반쪽만 먹어도 배가 차서 남은 반쪽을 포장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었더니 결국 빵 부분과 사과 조각을 남겼다. 지금 이 글도 카페에서 바로 쓰는 중인데, 방금 남긴 사과 조각에 파리 한 마리가 열심히 더듬이로 콕콕 찌르고 있다. 너도 먹고 살아야지.. 웃기면서 안타깝군. 복 받은 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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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끝자락의 1층에 위치한 아워시즌 에이프릴은 책 한 권 들고 이른 아침에 조용히 커피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따뜻하고, 감성적이고, 아이디어가 떠오를거 같은 그런 분위기. 노트북이나 공부를 하는 집중하는 행위보다는 감성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을때 방문해 보기 좋은 곳이다. 동탄에도 다른 지점이 있던데, 또 다른 분위기라고 해 다음에 방문해 볼 예정이다.

오랜만에 달달한 샌드위치를 먹었더니, 어쩐지 나른하다. 편안하게 식사하고 잠깐 여유를 느낀 이 졸림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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