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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soyo Aug 20. 2024

'old'를 강조하는 카드가 왜 이렇게 많을까?

나이듦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방식

3주간 베를린을 돌아다니며 정말 많은 카드(엽서)들을 봤습니다.

서점, 문구점, 소품샵 등 열심히 구경 다녔고, 

그곳들에서 카드는 빠지지 않고 판매되는 품목이였죠.


사진, 일러스트, 멋지게 타이핑해놓은 명언, 베를린의 상징들..

베를린 사람들의 패션만큼이나 무드와 테마가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고,

독일어로 적힌 문구들은 구글 사진 번역까지 돌려가며 열심히 구경했습니다.



근데 한참을 둘러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old'를 강조하는 카드가 정말 많네...?


(이후로 기록용으로 몇 장 찍어뒀는데, 함께 보고 가시죠.)



더 재밌고 파격적인(?) 카드들이 많았는데, 여행이 거의 끝나갈 즈음부터 찍기 시작해서 사진 자료는 이 정도네요.



가장 처음에는 반사적으로 고령사회의 반영일까?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독일은 이미 오래전인 2010년에 초고령사회(총 인구 중 65세 인구가 20% 이상인 사회)로 분류되었다고 하네요. 그냥 고령사회도 아닌, 초고령사회. (우리나라도 작년 통계에서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19%, 내년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 예상)


꼭 저 카드들을 65세 이상 분들끼리 주고받지는 않겠지만 ㅎㅎ 고령사회가 우리보다 오래 지속되어왔고,

오래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오래된 건물이나 물건을 보존하는 것이나 수많은 플리마켓들도 떠오르고요)도 강한 편이니 나이듦을,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일상적인 주제로 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독일식 개그 같기도 했습니다.

독일식 개그라면 약간 시니컬하게 비꼬는 느낌의, '하하>_<'가 아닌 '허허..ㅇ_ㅇ' 웃게되는 스타일이라는 인식이 있죠. 당장 구글에 독일식 개그를 검색만 해봐도 그 느낌의 짤들이 수두룩합니다. (저는 이런 스타일의 개그를 좋아합니다만... 허허)

편견을 가지고 싶지 않지만, 제가 이번 여행에서 서점에서 본 많은 그림과 멘트들은 저의 편견을 강화해 주었답니다. 허허.


또 생일카드인 경우에는 생일과 나이의 관계가 우리나라랑 다르다 보니 나이를 강조하게 될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했어요. 일단 독일 사람들에게는 생일이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날이라는 인식이 (우리보다는) 더 강할 테니, 생일 축하는 곧 한 살 더 먹게 되었음을 (독일식 유머로) 재밌게 이야기하기 .... 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야 어찌되었든,

나이든다는건 시간을 지나면서 인생을 더 알게되고, 조금은 더 현명해지는.. 그런 과정이겠죠?

꼭 그런 것이 아니지않냐 한다면,

저는 그렇게 나이들려고 노력해보겠다 다짐할래요.

그렇다면 나이듦을 축하할 수 있고, 유쾌하게 이야기 할 수 있고, 나이를 떠나 그때 그때의 나를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면서요.





카드를 구경하다 든 궁금증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재밌는 생각들을 해봤는데요,

여러분의 다른 재밌는 생각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주세요 :)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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