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달려가는 북토크의 주인공, 여행작가 소율입니다. 오늘은 과천의 독립서점 '타샤의책방'에서 <그래서, 베트남> 북토크를 하는 날.
오프라인 북토크로서는 세 번째죠. 요즘은 동네 서점, 독립서점에서 주로 책 관련 행사를 합니다. 온라인보다 서로 표정과 몸짓이 보이는 대면 모임이 훨씬 좋긴 해요. 우리 이젠 비대면에 지치지 않았나요? 아따, 얼굴 좀 보고 살자고요! 호호호.
책에 대한 강의 1시간
베트남 커피핀 사용 시범
카페 쓰어 농(연유 커피) 마시며 질의응답하기
사인하기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히 베트남 이야기를 나누며 베트남 커피를 마시는 게 핵심이에요. 어때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죠?!^^
자주 하는 강의라도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자만하다가는 당일 버벅거리게 되거든요(네, 저의 흑역사입니다). 하여 전날 밤 열심히 내용을 연습했어요. 서점에 도착하니 직원 님이 테이블을 세팅하느라 바쁘십니다. PPT가 잘 보이게 좌석을 U자 형태로 배치했어요.
모두 10명이 오셨어요. 작은 책방에서 이 정도 인원이면 꽤 선방한 셈이죠. 작가 소개를 간단히 하고 본격적인 베트남 여행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제 여행의 테마였어요. 소도시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풍경, 다양한 사연을 사진과 함께 들려 드렸지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참 많아요. 책을 보시면 자세하게 나온답니다.
강의가 끝나고 '베트남 커피핀'으로 커피를 내리는 시범을 보였어요. 커피핀은 베트남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일인용 커피 도구예요. 아래 사진처럼 본체, 받침, 속 뚜껑, 겉뚜껑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받침에 본체를 올리고 원두 가루를 넣어요. 그다음 속 뚜껑을 덮고 뜨거운 물을 약간 부어줍니다. 원두를 불리는 과정이에요. 그 후 다시 물을 더 붓고 아래로 커피가 추출되길 기다리면 됩니다. 이때 받치는 컵은 투명한 유리잔이 좋아요. 그래야 커피가 똑똑똑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커피 내리는 현장 사진이 없어 아쉽... 행사 땐 사진 잘 찍어주는 조수가 정말 아쉽... 참석자들은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더만요. 사진을 못 받아 또 아쉽...
각설하고, 느린 방법이자 기다려야 하는 추출 법이죠. 베트남 사람처럼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즐겨보세요. 성질 급하신 분은 조금 도를 닦아야 합니다.
참, 커피핀은 인터넷 쇼핑으로도 간편하게 구입이 가능해요. 제가 베트남에서 사 온 것도 있지만 그건 손잡이 하나가 떨어졌다는 슬픈 결말(또르륵). 오늘 사용한 제품은 인터넷 강국의 쇼핑몰 출신입니다.
늘 저를 도와주시는 책방의 연주 쌤(직원 님)이 10명 분의 베트남식 커피를 만들어 주셨어요. 일명 '카페 쓰어 농', 로부스타 원두에 연유를 탄 진하고 달달한 커피죠. 다들 맛있다고 입맛에 맞는다고 해주셔서 제 광대가 승천했슈! 커피를 마시며 질문이 이어졌지요. 모든 분들이 최소 두 번 이상은 물어보셨던 것 같아요. 우와, 궁금한 게 정~말 많으셨나 봐요.
첫 해외여행을 나설 수 있었던 계기는?
베트남에서 핸드폰은 어떻게 사용하는가?
숙소는 다 미리 예약을 하나?
버스 표와 기차표는 어떻게 예약하나?
한 달 살기와 며칠 머물기의 장단점은?
작가님 영어는 잘 하시나?(찔립니다, 썩 잘하진 못해요)
베트남은 전반적으로 위험하지 않은 여행지인가?
호이안에서 달랏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작가님이 달랏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가 되기 전에도 원래 글을 잘 쓰셨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볼거리가 많은 도시는 어디인가?
제주 1년 살기를 하셨다는데 어떤 점이 힘들었나?
...
...
...
네 모두 성의껏 답해 드렸습니다.^^ (목이 살짝 잠기더군요)
마지막 사인 순서. 열 분께 일일이 사인을 해드렸어요. 제가 직접 만든 도장도 콩 찍었고요. 또 도장이 너무 예쁘다고 말씀들 하셔서 뿌듯했어요. 오래전 몇 달 배운 캘리그라프 수업에서 건졌거든요. 참으로 보람이 있군요.^^
나가시면서 북토크가 아주 재미있었다고 큰소리로 외쳐 주신 분께 특별히 두 배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올 한 해 반드시 큰 복을 받으실 거여요(거의 예언 수준).
서점에서 하는 북토크는 온라인과 달리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공력이 적잖이 듭니다. 그러나 그만큼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참석자도 작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물감 한 방울이 도화지를 물들이듯 잔잔한 기쁨이 차오릅니다.^^
오늘 못 오신 분들, 조금 샘나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우리 동네 서점에 여행작가 소율의 북토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해 보셔요.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어디든 달려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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