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 여행!
유방암 수술을 받은 지 꼭 5년.
지난 금요일 5년 정기검사 결과를 듣고 왔다.
약간의 콜레스테롤과 불면증을 제외하고는 이상 무!
뭔 배짱인지는 몰라도(근거 없는 배짱녀) 별 걱정 없이 병원에 갔는데 예상했던 결과여서 마음이 놓였다.
10월 3일 이후로 중증환자 혜택에서도 벗어나고
앞으론 1년에 한 번씩만 검사를 받으면 된다.
유방암은 워낙 재발이 잦은 병이라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1차 관문은 무사히 통과한 셈이다.
이렇게 5년, 또 5년... 재미나게 살다 보면 언젠가 내가 암환자였나 가물가물해지는 날도 오겠지.
하긴 지금도 전혀 환자 마인드가 아닌 여행자 마인드로 살고 있긴 하다.
지난 5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들과 6개월의 세계여행을 다녀온 뒤,
미처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 때문에 박박 깎은 머리가 삐죽삐죽 자라나 올 때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책 쓰기 교실을 찾아갔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원고를 썼고 40여 개의 출판사 문을 두드려,
여행 에세이 <고등학교 대신 지구별 여행>을 출간했다.
http://blog.naver.com/tontone/50187418313
그 사이에 아들은 알래스카 대학에 들어가 대학생이 되었고
나 역시 영어공부에 매달려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오직 여행을 위한 영어공부였기에 여행 또한 멈출 수 없었다.
칭다오, 오사카, 교토, 대만, 다낭, 호이안, 팔라완...
올해엔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서 한 달씩 살아보는 여행을 감행했다.
그리고 10월부터 여행 강좌 <중년을 위한 첫 번째 배낭여행>을 시작한다.
http://tontone.blog.me/221221367325
책을 내고 또 여전히 여행을 다니면서 또래의 여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느냐? 우리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 강좌는 그분들에게 드리는 실질적인 대답이자 작은 용기이다.
"그럼요, 여러분도 할 수 있고 말고요!!!
유방암과 함께 한 이후로 줄곧 이런 마음이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자, 그러기에도 인생은 짧다!"
"너무 열심히 말고, 아홉심히 아니 일곱심히쯤 즐기면서 살자."
겁도 없이 해마다 자꾸 일을 저지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나의 건강관리법은 그저 "즐겁게 재미나게" 사는 것.
특히 효과 좋은 해독제는 여행!!!
환자를 위한 만병통치약 여행!!!
나부터 재밌는 일, 그래서 남들까지 재밌게 만들어 주는 일들을 자꾸자꾸 벌이련다.
그러면서 점점 더 재미지게, 얼씨구 살아보자구! 인생 뭐 있어!
그동안 정말 수고했다, 고생했다, 내 어깨를 내가 두드려 주고 싶다.
병이 가져다준 또 다른 행복은 바로 남편의 '내편화'.
예전에는 '남의 편이라 남편이구나'를 느꼈다면
지금은 '남편이 정말 내 편이구나'를 느낀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진 건 아니다.
그 과정이 나도 힘들었고 그도 힘들었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변하여,
이제는 든든한 내 편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종종 내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다시 내 편으로 돌아와 주니 다행이다.
자기야, 고마워, 그리고 당신도 그동안 고생 많았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리 알콩달콩 더 웃으며 살자.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을 더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