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몸은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아… 환자분, 몸이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 두셨어요?
미혼이시죠?
진행이 너무 많이 됐네요. 3기라서 바로 원추 절제술 하셔야 해요.
추석 연휴라서 최대한 빨리 수술 스케줄 잡아드릴게요.”
‘3기…?’
그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때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왠지 모를 직감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투와 표정, 눈빛 속에서
결과가 좋지 않다는 무거움이 느껴졌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하루 8시간, 수백 명의 환자를 상대하면서보람을 느낄 때도 있지만 지치고 힘든 날이 훨씬 많다.
병원에서 일하며, 내 성격은 점점 불같아졌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억울한 상황에는 단호하게 맞서는 편이다.
진상 환자들이 와서 여자 직원들에게 함부로 행동할 때면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동시에 눈물이 많고 마음 여린 사람이다. 대인관계가 틀어질까 봐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많다.
이런 감정 쓰레기통 같은 나를 견디기 위해 하루에 커피 10잔 이상은 마셔야 숨을 쉴 수 있다.
커피가 잠시 숨을 트이게 해줄 뿐, 불면증과 변비가 따라오고, 스트레스와 짜증은 말끝을 날카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