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갈까요~"
이 노래가 사실은 엄청난 라임을 내포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마! 이게 문과의 위엄이다!
8월에 접어들면서 30대가 불과 5개월 남짓.
일만 하고 산 것 같은 가장 바쁜 39살,
마흔의 문턱에서 올해 내게 남을 건 뭘까.
4번의 해외 전시회와 좀 편해진 영어와 독어, 그리고 약간의 처세술...?
IT회사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 이제야 좀 디지털화 되고 있다. 한편으론 내 언어가 축소되는 느낌도 든다. 여기선 미사여구, 설명을 길게 하는 건 질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들 AI같다. 숫자로만, 팩트로만 얘기하라는데 사람이, 특히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이제 청년을 넘어 곧 장년으로 취급받는 나이이므로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지만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결국은 같다는 걸 알아버린 순간이 올때는 회의감이 적지 않게 든다.
내 언어의 폭은 좁혀지고 있고, C언어로만 소통하는 사람들 틈에서 그래도 왠지 "차라리 청량리"를 알아차린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물 밖에 나와 숨을 쉬듯 브런치에 글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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