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어도 아직 깜깜하다.
간밤에 꾸었던 꿈도 이제는 가물거리고 그냥 새 하루를 펼쳐 놓고 서성거린다.
등진 벽에서는 겨울의 냉기가 전해 오고 눈 내린 벌판에 서 있는 나무 한그루의 이미지가 자꾸 스친다.
앙상한 겨울나무 그리고 이 새벽의 냉기는 삶의 팩트를 확인시켜 준다.
그래도 그래도 하며 미루던 것을 마주한다.
장막을 거둬 내고 삶의 정교한 냉기를 손으로 만져 본다.
오늘은 전구를 하나 더 켠다.
노란 불빛에서 실오라기 같은 따뜻함을 건져 낸다.
출발을 떠올린다.
창밖으로 바람 소리 들리고
간간이 강아지 짖는 소리가 섞인다.
강아지들이 춥지 않을까.
이제 먼동이 터 온다.
오늘 하루도 선택을 한다.
그것은 나의 화석이 된다.
겨울날 새벽,
텅 빈 시간은 나를 주저앉히고 일으켜 세운다.
없음을 확인하고 있음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