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월요일의 풍경
아침에 눈을 뜨니 어느덧 10시다.
은우는 오늘 작업을 어디서 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근처 카페에 가기로 한다.
노트북을 챙긴 은우는 카페로 들어와 자리를 찾았다.
제법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은우는 구석 자리를 발견하고 자리를 맡는다.
그리고 지갑을 들고 가 오늘 마실 커피와 케이크를 같이 시킨다.
‘한 3시간만 여기에 있어야지’
은우는 오랫동안 카페에 있고 싶었지만 너무 오래 있기에는 눈치가 보였다.
은우는 일단 이곳에서 2시간 있다가 잠시 산책을 하고 다른 카페에서 남은 일을 보기로 결정한다.
자리에 앉아 의뢰받은 일들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마감일이 제법 남아있어 오늘은 꽤나 여유로운 하루다.
‘그래도 어제 일을 많이 해놔서 다행이다’
은우는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하루를 관찰하기로 한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은우는 노트북을 보는 척하면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핀다.
2시 방향에 앉은 남자는 은우처럼 혼자 일을 하러 온 사람 같다.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노트북을 하며 가끔가다 전화를 하는 것을 보니 꽤나 바쁜 것 같다.
다시 고개를 돌려 이번엔 11시 방향의 사람들을 본다.
4명 정도 앉아 있고 서로 친구인 거 같다.
자세히 들어보니 이야기가 들리는 거 같다.
“그러니까, 걔가 그래서 뭐라고 그랬는지 알아? …………진짜 너무 어이없더라고”
말이 명확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험담을 까는 것 같다.
그러던 중 한 명과 눈이 마주친다.
은우는 당황하여 스트레칭하는 자세를 취하며 '나는 지금 그곳을 바라본 게 아니야 스트레칭하다 우연이 마주쳤을 뿐이야'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려 한다.
그러자 한 명은 다시 고개를 돌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
은우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닌가?’
은우는 노트북을 열심히 보는 척하면서 조각 케이크를 포크로 찔러 한 입 베어 문다.
그러다가 이번엔 계산대 쪽을 살짝 본다.
어느새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한다.
은우가 시계를 확인하니 어느새 12시다.
‘앗 언제 시간이 이리되었지…’
은우는 잠시 주변 관찰을 멈추고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한다.
10분? 20분? 아니 5분인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은우의 집중력이 크게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은우는 이어폰을 꺼내 유튜브를 보기로 한다.
옛날 예능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은우는 대학 시절 즐겨봤던 예능 방송을 보며 웃는다.
예전 일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때가 벌써 10년 전이구나..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렀지, 이때 난 한참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웃으면서도 추억에 잠기고 있을 때 큰 목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온다.
어떤 아저씨가 시끄럽게 전화를 받고 있다.
9시 방향의 아저씨다.
“어어.. 나 여기 카페! 어~ 밥 먹었지…어? 뭐라고??”
‘하아.. 아저씨 좀 조용히… 다른 데서 받으시던가요’
은우는 아저씨의 시끄러운 소음을 듣고 싶지 않아 더 볼륨을 크게 키운다.
하지만 크게 소용은 없다.
이어폰을 빼고 은우는 이번에는 진짜 스트레칭을 한다.
이제 정말 사람들이 많이 와있다.
계산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고 있다.
저마다의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것을 봐선 주변 직장인일 것이다.
은우는 시간에 쫓기는 듯한 회사원들의 모습을 보며 이내 조금 자유로운 자신의 처지에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수입이…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하하…’
은우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번역 프리랜서에 전념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다시 생각해본다
어떤 삶이 더 좋은 것일지 은우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제 조금 제법 이 일이 익숙해지고 있지만 아직 자신은 없다.
오늘은 정말 집중이 안 되는 하루다.
은우는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한다.
노트북을 챙기고 마신 커피와 케이크를 정리한 은우는 밖으로 나온다.
은우는 길을 걷는다. 근처 산책로를 찾은 은우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자연의 소리에만 집중한다.
1시간가량 산책을 마친 은우는 고민한다.
‘또 카페를 갈까, 집에 갈까’
은우는 카페를 가면 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온 은우는 집을 잠깐 치운다.
정확히 말하면 집이 아니라 책상 위만 치운다.
그리고 은우는 노트북을 다시 킨다.
‘남은 일을 그래도 다 끝내야지’
오히려 은우는 혼자 있는 집에서 더 집중이 되는 것을 깨닫는다.
번역이 더욱 매끄러워지고 원문에 대한 이해도 더 잘되는 것 같다.
‘오늘은 그냥 집에만 있을걸 그랬어’
은우는 이제 컴퓨터의 화면에 눈을, 그리고 키보드에 손의 감각을 집중한다.
.
.
.
.
.
.
얼마나 흘렀을까?
은우를 시계를 쳐다본다.
어느새 밤 7시다.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엄마가 보내주신 반찬과 밥을 간략하게 챙겨 먹기로 한다.
밥을 먹고 은우는 넷플릭스를 틀어 보던 드라마 한 편을 본다.
그러면서 은우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들을 풀어준다.
시계를 다시 보니 어느새 10시다.
은우는 다시 노트북을 보며 일을 더 하기로 한다.
오늘은 집중이 안 되는 날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정말 집중이 잘 되는 하루다.
오늘은 정말 평범했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있던 그런 하루다.
은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남은 일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