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 퇴근길
선준은 오늘 차를 가져온 것을 후회했다.
평일에는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은 선준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오랜만에 차를 가지고 출근을 했다.
출근할 때는 매우 편했다. 차는 조금 막혔지만 따뜻한 차 안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출근을 하니 모처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오늘의 날씨 예보를 제대로 보지 않고 출근한 것이 화근이었다.
점심시간 때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어느 순간 눈으로 바뀌어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법 쌓이게 되었다.
선준은 창밖을 보며 내심 잠시 눈이 내리기를 바랐지만 눈은 그가 퇴근하기 1시간 전이야 겨우 그쳤다.
밀린 일이 있던 선준은 차라리 잘 되었다며 야근을 자처하기로 한다. 지금 퇴근을 하게 되면 남은 하루를 온전히 차에서 지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몸의 컨디션마저 그리 좋지 않았다. 감기 기운은 아니지만 축 쳐지고 머리도 아파왔다. 아마 환기도 안 하고 하루 종일 따뜻한 바람을 쐬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조금 더 퇴근 시간을 늦추고 싶었지만 차라리 집에 가는 것이 좋겠다 생각한 선준은 컴퓨터를 끄고 회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바깥 풍경을 보니 붉은 조명의 차로 가득한 거리를 볼 수 있었다.
선준은 오늘 차를 가져온 것을 후회했다.
시동을 걸고 네비에 집을 찍으니 예상 도착 시간이 2시간 후다. 선준은 힘이 빠져 잠시 차 안에 가만히 있었다.
‘그냥 차를 두고 대중교통이나 이용할까?’
깊은 고민을 했지만 이 역시 좋은 선택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음 달 차를 가지고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 숨이 막혀왔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도 차가 슬슬 빠지는 시간 아닐까?’
선순은 차를 끌고 서둘러 출발했다.
‘교통 정보를 반영하여 다른 경로로 안내합니다.’
출발한 지 10분 만에 네비에서 이런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경로로 가고 싶어도… 저기도 많아서 못 가겠어 네비야…”
선준의 차 앞에는 수많은 차들로 꽉 차 있었다.
선준은 자포자기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다. 하지만 음악을 틀으니 오히려 머리가 더 아파왔다.
선준은 음악을 끄고 창문을 열고 밤공기를 마셨다.
오히려 이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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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넘게 운전했을 때 하늘에서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제발… 집에 좀 가자…’
선준은 여전히 막히고 있는 도로의 한가운데 있었고 눈이 더 내리기 시작하자 그냥 차를 버리고 집에 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차를 버리기에도, 어디 근처 주차장에 놓기도 애매한 위치였다.
선준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고 싶지 않았다. 그저 집으로 가고 싶었다.
점차 눈바람이 매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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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가 약속한 2시간은 어느덧 훌쩍 지났지만 선준은 여전히 도로에 있었다.
다행히 차들이 많이 없어졌고 조금은 수월하게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집은 멀게만 느껴졌고 앞으로 20분 더 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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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준은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늦은 밤이었다.
이제 머리가 안 아픈 것을 보니 회사에 있어서 생긴 회사병인 것 같았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며 선준은 자신의 차를 쳐다봤다.
다시는 평일에 차를 가져오지 않으리… 선준은 다짐했다.
선준은 오늘 차를 가져온 것을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