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살림이 지난 2020 인터뷰 프로젝트에 이어
인터뷰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기업들을 만나고
이를 통해 스페이스 살림이 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자 합니다.
'톡투미 다밥' 다양한 곳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함께 밥 먹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현실로 이뤄가고 있는 이레샤 대표에게
세상에 하나 뿐인 모니카 인형 이야기, 펀딩을 대 성공으로 이끈 밀키트,
그외 톡투미다밥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들어봅니다.
톡투미다밥은 사회적 협동조합이에요. 한국 남성과 결혼 후 국적을 한국으로 두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결혼 이민 여성들의 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하나의 목적을 위한 것인데요.
바로 한국에 와 있는 결혼 이민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주 여성의 재능을 개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그 재능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밥은 “다같이 밥먹자” 의 줄임말이에요.
결혼 이민자들 각국의 고유 문화를 제공하면서 재능도 살릴 수 있는 사업들인데요. 첫 번째로 음식, 요즘 외국 음식 사업이 많이 발전되어 있잖아요? 회원들의 모국 음식을 배워보는 ‘말하는 레시피’ 요리 교실, 도시락 주문 제작 ‘말하는 도시락’, 케이터링 서비스, 최근에는 밀키트 ‘다밥’ 펀딩까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어요.
그리고 버려지는 옷들을 재활용해서 만드는 ‘모니카 인형’이 있어요. 이 인형은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문화 문제에 열린 사고를 배울 수 있도록 소통의 역할을 해요.
마지막으로 ‘이모나라 나눔 여행’은 이주여성들의 모국을 연계해서 운영하는 여행 사업이에요. 본인의 모국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희 조합원들이 한국에 오래 거주한 이민 여성이기 때문에 한국어에도 능통할 뿐 아니라 가이드로서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 분들이거든요. 함께 한국에서 출발해서 동남아를 여행 후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는 시스템이기에 어느 여행 가이드보다 편안한 여행을 제공하죠. 이렇게 세 가지를 가지고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식에는
국경이 없거든요
음식은 각자의 입맛 차이일 뿐이지 국경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하얀 김치라서 백김치라 부르죠? 이렇게 음식 고유의 특징으로 이름 지어질 뿐이지 꼭 나라 별로 나눠서 음식을 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음식을 통해 소통함으로써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하나는 문화 다양성 문제 해결이고 두 번째는 결혼이민자의 경제적 안정이에요.
조합원 수는 5명이지만 회원 수는 오프라인만 해도 400명 정도 되거든요.
이 회원들이 인형 강사나 요리 강사, 모니카 인형 키트 부업 등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요리 교실을 진행할 때 다양한 국가의 회원들에게 강의를 요청하고 이를 통해서 각자 수익금의 일부를 얻어갈 수 있게 하고
그 외 인형과 음식의 판매로 얻는 수익금은 국내외 취약계층의 지원, 이주여성 일자리 지원, 해외아동 교육환경 개선, 어린이날과 같은 특별한 날 나눔 등에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다문화에 대한 교육을 해요. 대기업, 은행, 공공기관, 대학교, 어린이집 등 다문화 문제 뿐 아니라 인종 차별에 대한 이슈는 어느 곳에나 있거든요. 수업을 진행할 때는 인형을 많이 활용하는데요.
인형을 쓰면 신기하게도 반감이나 어색함도 누그러지고 마음도 편하게 느껴지시나 봐요.
그래서 인형을 만들다 보면 만드는 사람의 성격도 상황도 모니카에 다 담기게 되더라고요.
내가 만든 단 하나의 인형을 통해 다양한 성격과 외모, 여러 문화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존중과 이해를 배워나가는 거죠.
작년에는 이 모니카 인형을 활용한 ‘모니카와 놀자’ 프로그램이 ESD(지속가능발전교육) 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Editor's comment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이란?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발전(Leaving no one behind)’ 을 기본으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이 사회적으로 정의롭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가치, 능력 등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일컫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국사회에서 실천되고 있는 다양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사례를 발굴해 널리 알림으로써 구체적인 ESD 실천 방법을 국내에 보급하고, 한국형 ESD 모델을 개발해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유네스코 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 를 2011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자 모국은 다르지만
한국어로 뭉쳤어요
그렇죠. 따지고 보면 모국을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 중국, 인도네시아로 둔 한국 국적의 여성들이에요.
이렇게 다 다른 곳에서 와서는 한국어로 소통 하고 있어요. 참 재밌는 일이에요.
저는 스리랑카에서 왔는데 베트남 말, 태국말 처럼 외국어는 하나도 모르니 한국어로 소통할 수 밖에 없잖아요.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만나서 소통하다 보니 살아가는 방향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제 삶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한국어 실력이 확 늘은 것도 이런 소통을 통해서 였어요.
언어, 문화에 대해 차별 하지 말자는 분위기는 어느 정도 형성돼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그런데 이주 여성의 경제 활동에 대한 관심도는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가장 큰 문제가 가정경제의 어려움인데도요. 결혼 이민 여성들의 혼인 상대 연령대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결국엔 여성들이 가장이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경제활동을 할 여건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로 떠밀려 나가게 되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고 결국 집안 경제 상황은 항상 불안하다는 이야기죠.
이주 여성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하도록 발돋움대가 되어줄 지원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톡투미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서 활동하려고 해요.
누군가 먼저 손 내밀길
기다리지 않을 용기
누군가가 손 내밀 때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한국으로 와서 꾸린 가족이 소중한 만큼 본인의 소중함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만 사회로 나올 수 있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까지 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진 않지요. 하지만 누가 해줄 때까지 기다릴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능력개발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오셨음 합니다.
정부나 시 차원에서 여러 기회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지속적으로 우리 같은 조합원들을 발굴해서 활용한다면 우리도 도움을 받고 사회에도 환원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결혼 이주 여성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급급하게 아무 데나 강사를 세우는 등 일회성 활동들이 많아요.
저희처럼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을 강사로 쓴다면 정말 필요한 수업에 적절한 인력으로 알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잖아요. 그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요.
재능을 찾아주고 서포트 해주는
연구원은 어떨까요?
최근 출시한 ‘다밥’ 이라는 아시아 음식 밀키트가 예상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루었어요. 아시아 식당은 많지만 그렇다 할 밀키트는 없더라고요. 저희도 이렇게 대성공을 거둘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조금씩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데요. 조합원 다섯 명을 대표 메인 모델로 키워서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렌차이즈를 낼 생각을 갖고 있어요. 타 지역에도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테니까요.
조금 더 큰 꿈을 꿔본다면, 결혼 이주 여성들의 재능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좋은 재능이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거든요. 각자가 갖고 있는 재능을 발굴할 기회를 만들고, 그 재능에 추가로 서포트 해주는 방식으로 경제적 자립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여성복 디자이너였어요. 처음에 의상 관련한 일을 하러 한국에 들어왔다가 결혼 후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죠. 그때 당시에는 일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지만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법, 엄마가 되는 법들을 익히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있더라고요. 다시 일을 알아봤을 때는 트렌드가 변해서 수입 옷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
결혼 이민자다 보니 제 실력이나 경력에 비해 하향으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원하는 자리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제 손을 놀게 둘 수도 없었고, 저만의 비결을 살려서 새로운 걸 만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 재능을 살려서 모니카 인형이 탄생했지요.
저는 이레샤
그 자체입니다.
한 번도 저한테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데요?
활발한 성격이라 가만히 있는 건 영 체질에 안 맞아요. 제가 스리랑카에서 태어나서 그 곳에서만 살았다면 이렇게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을 느끼지 못했을 테죠. 또 아니다 싶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한국에 정착해서 살아가다 보니 겪게 되는 문제점들을 그대로 두기 보다는 좋게 해결 해 보고자 고민을 많이 했고요. 마지막으로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저는 이레샤에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해봤는데, 이레샤에요. 하면 어떤 고유명사처럼 제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어릴 때부터 모든 일에 앞장섰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리더의 위치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주로 했었어요. 조합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엔 혼자 시작했지만 기존에 저와 비슷한 문제점을 느끼고 있던 10명이 만든 모임이 시초였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서 용기를 얻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리더의 위치가 쉽지 않을 때도 있죠. 이주여성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등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가고 싶은데 한계에 부딪힐 때면 속상한 적도 많고요. 여러 활동을 통해 느낀 건 힘들고 해도, 우리 같은 팀이 꼭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야 외국인 결혼 이주 여성분들이 정확히 어떤 걸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우리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잘 어울려 지내려면 제가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처음 낯선 타국에 와서 제가 겪었던 고생을 아이들한테 물려주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멘토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외국인으로만 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꾸려면 제가 먼저 변해야 하는 거고요.
다른 이를 바꾸려는 것보다 먼저 변하려고 노력하면 우리를 보는 시선도 달라질 거라 생각해요.
업무상 통화가 잦아서 아이들이 전화해도 계속 통화중이라고 뜰 때가 있죠. 그럼 “엄마! 왜 이렇게 바빠” 하고 투정 낼 때도 있어요. 그래도 대체적으로 이해 해주는 편이에요. 제가 시간이 될 때마다 자주 놀아주려고 하거든요.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의 많은 부분이 아이들이랑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니 엄마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다문화 강사 조합을 만들어 강사 활동을 했었어요. 2010년경에 여성가족재단에서 강의 한 적이 있는데 이곳이 여성들의 활동을 지지하는 곳이잖아요?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스페이스살림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들은 날부터 관심 깊게 지켜봤고 완공까지 기다렸다 신청 했어요. 조성 계획을 세울 때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저도 참여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혼 이주민이나 외국인들이 특별한 작업실 없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시에서 부담 안 되는 비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니까 이런 좋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죠.
저기 맨 위층, 옥상텃밭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의미 있는 장소라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봤을 당시에 텃밭을 굉장히 크게 준비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올라가보니 벌써 여러 가지 식물들이 심어져 있더라고요. 토마토나 상추 같은 것들도 있고요.
톡투미다밥에 텃밭 한 켠이 주어진다면,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이국적인 식물들을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옥상에 들르는 분들이 새로운 식물도 만져보고 향도 맡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까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도 좋지만 다양성에서 오는 개성과 매력도 전해주고 싶습니다.
Editor's comment
스페이스살림 옥상텃밭에는 상추, 고추, 옥수수, 토마토 등등 다양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톡투미다밥 표 이국적인 식물들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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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와 있는 분들이 초기 창업자다 보니 대부분 비슷한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표적으로 사업 컨설팅, 홍보가 있을 것 같아요. 찾아보면 저희 톡투미하고 접점이 있는 기업들이 꽤 있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잘하고 있다면 필요한 부분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거니까 일부러 외부 컨설팅을 받을 필요 없는 거 같아요. 입주한 모든 기업이 다 각자의 분야에서 실력자인 분들이잖아요. 서로 컨설팅을 봐주고 아이디어를 내서 합쳐서 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입주 기간이 최장 2년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아쉬운 기간이지 않나 생각해요. 발전해서 나가면 제일 좋지만 코로나, 혹은 여러 이유로 큰 성과 없이 다시 나가야 되는 경우도 있을거라 예상돼요. 그래서 좀 더 성장하고 기반을 잡을 때까지 입주 기간을 좀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본 인터뷰 프로젝트는 스페이스 살림 개관을 맞이하여 입주기업을 소개하고 스페이스 살림이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인터뷰이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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