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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Mar 09. 2019

또라이를 이기는 건 결국 또라이다.

출근길 JOB 생각 .36

이직하고 처음 만난 팀장은 정말 힘든 상사였다. 10년이 넘는 직장생활 동안 이렇게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화내면서 본인 말만 열변하는 상사는 처음 봤다. 특히 그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스타일이라 남들 앞에서는 이미지 관리하다가 만만한 직원만 있으면 그저 열불 내기가 일상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 휴직을 한다고 선언했다. (아니 이런 경사가! 그런데... 왜?) 바로 팀장 위로 온 새로운 부장 때문(덕분)이었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서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우리 팀장 위로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가 부장 발령을 받아 온 것이었다. 가뜩이나 같이 일했던 동기가 상사로 온 것도 못마땅한 상황인데 본인과 맞지 않는 부장의 업무 스타일도 한 몫했다.


일의 본질보다는 외형이 더 중요한 부장의 스타일과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내부에서 밀어붙이는 팀장의 상반된 스타일이 충돌한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대는 본인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이거늘.(쯧쯧) 그가 나에게 준 모든 고통을 참아야 하는 이유가 내 상사이기 때문인 것처럼 그도 자신의 상사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결국은 감당하지 못해 떠난단다. (나에게는 인내를 강요했던 그였다.) 어쨌든 내 입장에서는 나를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상사가 없어졌으니 속이 후련하다. (앞으로의 업무도 잘 될 것 같다.)


뇌과학적으로 인간이 관계 갈등으로 느끼는 고통이 크기와 교통사고로 다쳤을 때 느끼는 고통의 크기가 같다고 한다. 그만큼 인간관계가 힘들다는 거다. 이제 당분간은 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오늘을 버텨본다. 어서 빨리 한 달이 지나가기를.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치는 것처럼 또라이는 또라이로 물리쳐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또라이가 될 수는 없으니 다른 또라이를 활용하자. (내가 또라이면 어쩔 수 없...)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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