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JOB 생각 .37
나는 직장인 11년 차. 혼자서 벌어먹을 능력이 없어 프리랜서를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늘 프리랜서처럼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능력이 없어도 자유를 향한 열망은 있기에.(프리랜서의 삶이 자유로운지는 해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지만 겉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느껴지곤 한다.) 그 어느 곳에도 얽매여 있지 않고 오로지 내가 가진 능력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그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우리 사무실에도 두 명의 프리랜서가 있다. 나는 아침 7시에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하다가 야근까지 하면 보통 밤 10시나 돼야 들어가는 반면,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들은 오전 11시에 출근하여 낮 12시에 점심을 먹고 6시에 칼퇴근한다. 그러면서도 나와 비슷한 금액의 월급을 받아간다.
그들에게 야근, 주말 출근 따위는 없다. 단지 평일에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지는 일만 하고 퇴근할 뿐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 그 나머지 시간을 활용하여 본인들의 발전을 위해서 공부를 하거나 투잡을 뛰며 경제적인 이득을 더 얻어가는 등 보통의 삶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살아간다고 보기 때문에 난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부러워한다. 물론 안정적인 삶을 살지 않기에 불안한 마음은 있겠지만 불안정한 삶은 어느 직장인이나 마찬가지이기에 프리랜서의 삶은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팀의 팀장이 인력 문제를 이야기하다 프리랜서를 언급했다. 매일 점심때 출근하여 반복되는 일만 처리하고 칼퇴근하는 그들에 대한 불만이었다. 시간도 9 to 6로 일하지 않으면서 최저 임금은 줘야 하기에 돈은 남들 만큼 받아가고. 그렇다고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라 본인이 할 일만 대충 처리하고 가는데. 그러한 삶에 무슨 의미가 있으며 비전이 있겠는가. 차라리 밖에서 막노동을 해서 땀 흘려 버는 돈이 더 값어치 있는 게 아니냐고 했다. (물론 나 밖에 없을 때 한 이야기다.)
이제 곧 60이 되는 팀장은 모르는 듯했다. 지금의 젊은 이들은 예전처럼 회사에 목숨 바쳐가며 헌신하여 자신을 소모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인생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들이 일했던 90년대와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삶의 부피보다 삶의 질량을 더 중요시한다. 그게 직장인이 프리랜서를 꿈꾸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