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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Jul 17. 2019

말 많은 리더는 답이 없다.

출근길 JOB 생각 .40

나이를 먹을수록 입을 닫고 지갑을 열라고 했던가. 업무에 있어서도 의사결정권자가 말이 많으면 골치가 아프다.

우리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시간은 9 to 6.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근무가 원칙이다. 그러나 기획부서인 우리 팀의 특성상 나의 업무시간은 7 to 8.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2시간을 일한다.


아침 7시에 시작되는 나의 업무는 정신없는 일거리 처리로  밤 8시까지 계속된다. 본래는 3명이 나눠서 하던 일을 2년 전 경력직인 나를 뽑아서 혼자 모두 처리하게 만들었다. (회사는 그런 곳이다.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는 무서운 곳.) 아무리 경력직이지만 3명분의 일을 혼자 하려니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계속하다 보니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 그래도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은 극복할 수가 없어 매일이 야근이다. 이렇게 아침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눈에 불을 켜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방해꾼이 있다.


바로 팀장이다. 는 아침부터 퇴근 후 야근까지 쉴 새 없이 입을 열고 있다. 물론 본인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하는 것이겠지만 들어보면 절반 이상은 업무 연관성이 1도 없는 말들이다. 심지어 다른 직원들은 듣지도 않는다. 단지 내 자리가 팀장 옆자리라는 지리적인(?) 위치 덕분에 나는 하루 종일 그의 '시리' or '비스빅'이 되어야 한다. 


이런 힘든 회사생활에서 조용히 관찰하고 또 관찰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말 많은 리더들의 3가지 언어 특징


1. 같은 말을 반복한다. (Feat. 까마귀)

중요한 일이나 강조할 사항이면 반복해야 한다. 그게 맞다. 그러나 본인이 말하고 까먹어서 또 말하는 거면 정말 답답하다. 심지어는 내가 보고한 내용을 자기가 안 것인 양 다시 내게 말할 때가 있다. 정말 그때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 대 때릴 수도 없고...


2. 허한 말을 내뱉는다. (Feat. 뜬구름)

의사결정권자가 하는 말이면 팀원과 실무자는 하나라도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말의 핵심을 파악해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 많은 리더의 경우 공허한 메아리 같은 말을 많이 한다. 그의 말을 듣고 나면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물음만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결론만 말해주시면 감사할 텐데...


3. 아재 개그를 남발한다. (Feat. 아저씨)

공과 사는 구분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회사는 공적인 영역이다. 그러면 이에 맞는 공적인 언어를 쓰는 게 맞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에서 공감이 안 되는 아재 개그를 시도하며 억지로 웃어줄 때까지 계속하는 일부 리더들이 있다. 차가운 사무실 분위기를 더 딱딱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아재 개그는 안 하는 게 100배 낫다. (근데 나는 아재라 가끔 웃길 때도 있다.) 히 여직원들 앞에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왕이 되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팀장이 되려면 다른 팀원들과는 달라야 한다. 리더는 언제나 외롭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의사 결정권을 가진 리더 팀장은 가벼워서는 안 된다. 팀장에게는 무게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직원들은 무게와 책임감을 가진 팀장을 믿고 업무를 행한다.


간혹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무게감을 버리고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회식 혹은 티타임 등 사적인 자리라면 몰라도 사무실 안에서 가벼운 대화는 삼가야 한다. 


아울러, 부하직원은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다. 상담사도 아니고 아내도 남편도 엄마도 아니다. 그저 일을 하고자 모인 집단이다.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더라도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존경과 존중은 말의 무게에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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