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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May 16. 2018

오늘 나는 왜 야근을 했는가?

출근길 JOB 생각 .19

저녁 6시. 오늘도 퇴근을 알리는 사내방송이 나오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식권을 챙기며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오늘도 당연히 야근이다. 야근이 없는 날은 저녁에 뭘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내 삶은 야근에 젖어있었다. 아마 야근이 끝나면 밤 10시쯤 될 것 같다.


구내식당에 앉아 배고프지도 않은 배를 억지로 채우기 위해 밥숟가락을 뜨며 곱씹는다. 나는 오늘 왜 야근을 하게 되었을까? 하루를 되돌려 생각해본다.


출근은 아침 7시에 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1시간 반이 걸린다. 출근을 위해 집에서 5시에 일어났다. 그리고 5시 반에 전철을 탔다. 쏟아지는 잠을 깨기 위해 귀에는 시끄러운 힙합음악을 흘려보내고 눈으로는 팀장님의 꾸짖음을 떠올리며 부족한 업무력을 채우기 위한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7시 부터 9시 까지 간단한 요기를 하며 커피와 함께 매일 해야되는 기본업무를 처리한다. 기본업무는 매번 늘어나는 요구사항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처리해야 하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조만간 6시까지 출근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침 8시. 늘 일찍 출근하시는 팀장님은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한 시간동안 내게 여러가지 불만을 토로했다. 나는 그동안 하던 업무를 멈추고 대답을 해야했다. 이윽고 오전 9시가 되자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이 출근했고 팀장님의 소집하에 9시부터 팀회의가 진행된다.

팀회의가 끝나고 10시 부터는 기획회의가 있다. 나를 포함한 팀의 막내급인 사원들은 각자 조사한 내용을 가지고 발표를 시작한다. 2시간 여가 지나고 12시 점심시간. 결론이 나오지 않자 팀장님은 1시부터 회의를 이어하기로 하고 잠시 점심 시간을 허락한다.

오후 1시부터 다시 진행된 기획회의. 조직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우선시 되며 우리(정확히는 말단 사원들)가 해야 될 일들이 (세부적이면서도 뜬구름잡는 형태로) 정해지며 회의가 마무리 된다. 나를 포함한 말단급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일단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한다는 결론이다. 기존에 하던 일에 새로운 일이 더 얹어진 형국이다.

3시 부터는 회의 때문에 받지 못한 외부전화 및 이메일 업무를 처리하고, 4시에는 새로 오실 부장님 방청소를 하고 나니 어느덧 5시가 되었다.

이제 진짜 내 일을 시작할 차례다. 컴퓨터에 앉아 오늘 할 일을 점검하고 해야되는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순서를 정하는 순간, 팀장님의 요청으로 타부서 부장에게 (아부를 위해) 전달할 드라마를 DVD로 굽는다.

보지도 않는 드라마를 DVD로 굽다보니 6시 퇴근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난 저녁을 먹으러 내려 온 것이다. 밥을 먹고 난 저녁 6시 반. 팀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한 상황에서 이제야 내 본업을 시작한다. 기획회의 때 나온 일은 주중에는 불가능할 것 같아 주말에 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밤 10시. 집으로 향하는 4호선 전철에 몸을 실었다. 그래도 밤 12시 전에는 집에 갈 수 있어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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