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wave Jun 26. 2018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출근길 JOB 생각 .26

누구나 누릴 수 있지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권리가 있다.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다.


* 권리 : 어떤 일을 자유로이 행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는 힘이나 자격.

주중. 나는 매일 5시에 기상해 6시에 출근한다.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보통 7시 반. 일에 치여 하루를 정신 없이 살다가 밤 9시에 회사를 나선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집. 늦게 까지 안자고 있는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겨우 잠자리에 든다.


주말. 오전에 회사에 나갔다가 오후에는 육아에 전념한다. 조금이라도 더 육아에 집중하기 위해 주말 역시 새벽에 출근해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 집으로 돌아온다. 


공휴일. 근로자의 날, 현충일, 지방선거일에도 출근해서 일했다. 이직 후 쌓여만 가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휴일이 진정한 휴일이 아니라 밀린 회사 일을 처리하는 날로 바꼈다.

일과 육아에 내 모든 시간이 소비되는 현재.  인생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먹고 살기 위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적어도 잠시 앉아서 생각할 시간을 만들자. 일, 육아를 떠나서 단 30분이라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쉼'을 만들자. 단, 그 시간이 지금의 삶과 사람에 영향을 주면 안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그래서 금요일은 평소와 똑같이 아침 일찍 출근하지만 바로 회사에 가지 않는다. 회사와 조금 떨어진 까페나 패스트푸드점에 앉아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을 때린다. 그나마 업무적으로 마음적으로 여유있는 금요일 아침.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 온전히 나를 위한 유일한 공간.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오히려 생각은 더 많아진다. 생각없이 살던 삶의 쉼표같은 시간이다. 삶을 살면서 그런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진다는 것을 깨닳는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쯤 까페 창 밖으로 바쁘게 출근 하는 이들이 보인다. 생각을 끊고 가방을 들고 다시 그들 틈으로 끼어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쫄지말고 긴장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