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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B Nov 17. 2019

가지 않은 길

한 번도 넘지 못한 그 길 위에서,  씩씩하게 내 길을 간다

가지 않은 길


-R.L.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아이들한테 배운다.

아이들은 회복력이 강하다.

난 또 되풀이되는 내 마음 한 자락을 붙들고 앉아있다.

좋다가도 나쁜, 내 마음의 시소, 이젠 좋아질 일만 남았네 생각하니 별로 나쁘지 않다.

꿋꿋이 기다려보자.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릴 때까지.

내 마음이 울부짖는 소리가 바닥을 지나 뚫고 올라올 때까지.

나의 문제를 나 스스로 돌파해보고 싶다.

나는 내가 한 선택에 확신을 갖고 싶다. 책임을 지고 싶다.

여행 가서 오랜만에 삶의 결정적 순간을 맞이했었다. 좋았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일상, 새롭게 시작하게 되는 일들에 대한 불안이 나를 덮쳤다. 또 도망가고 싶어 하는 내 모습과 마주했다. 내가 선택해놓고 또 도망가려고 한다. 다시 마음을 붙들고 있다.


왜 일까?

왜 도망치고 싶은 걸까?

왜 또 내 선택에 대한 불안이 나를 삼키도록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있을까?

몸도 따라주지 않고 마음도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글을 쓰는 동안은 평온하고 차분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작업이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내가 아직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 그것을 붙들고 나가고 싶다.

내 삶은 이제껏 이런 선택의 연속이었음을, 그 선택 속에서 자꾸 도망가고 싶어 하는 나를 끌어다 앉힌다. 그리고 다시 힘을 보탠다.


나는 지금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독립적인 사람이다.

나는 혼자서도 고요하게 내 자리를 지켜내는 사람이다.

나는 내 마음을 표현하는 유일무이 내 마음 작가다.

나는 메인 것 없이 길을 떠나는 산책가다.

나는 책에서 답을 구하는 독서가다.

나는 나 자신을 다독거려주는 상담가다.

나는 내 마음을 여행하는 탐험가다.

나는 새벽을 깨우는 명상가다.


지금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다. 내가 듣고 싶은 위로의 말들 나에게 한다. 나를 쓰다듬어 준다.


씩씩하게 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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