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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dy WOO Feb 24. 2020

1. 저도 영화제에 갈 수 있나요?

관객을 위한 영화제 기본 정보

영화제 스태프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나도 영화제 가도 돼?


나는 말한다. "당연하지."

"그럼 칸 영화제 같은데도?"

"비행기표를 구할 돈만 있다면야, 왜 안 되겠어."


 흔히들 영화제를 생각하면 화려한 레드카펫 위 아름다운 스타들의 모습 그리고 파티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관계자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물론 이것도 영화제의 대표적인 행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영화제의 근본적인 목적은 다양한 영화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기 위함이다. 즉, 관객의 참여가 영화제의 설립이념인 것이다.

자 그럼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우리 같이 영화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파티 현장




게스트 VS 참가자

 영화제에는 영화 관계자에서부터 일반 관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영화제는 이를 크게 게스트와 참가자로 구분하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게스트 : 선정작 배우 및 관계자, 각종 행사의 패널 등 운영을 위하여 영화제 측에서 초청한 영화인.

참가자 : 초청을 받지 않았으나, 영화제에 참여하는 영화 관계자 및 일반 관객들.


 게스트의 경우 영화제의 초청이 선행되어야 한다. 때문에 2019년에 작품이 선정되어 초대된 영화 관계자일지라도, 2020년에 별도의 초청 없이 영화제를 참여하게 될 경우 참가자로 구분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초청의 구분은 한 개인의 등급을 평가하는 구분이 아닌, 순전히 영화제가 운영을 위해 필요로 하느냐에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일부 자신이 초청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의 급을 낮게 평가한다고 격분하는 경우가 있으나, 위의 설명과 같이 그저 올해의 영화제 운영을 위한 방향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러한 오해는 아마도 게스트에게 제공되는 경비, 배지 등 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소요되는 것들이 몇가지 존재하여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게스트는 영화제의 요청을 받고 일을 하러 왔다는 사실이다. GV를 통해 관객을 만나거나 혹은 마켓에서 본인의 영화를 판매 및 홍보하는 등 대부분의 게스트들은 영화제를 즐기기는커녕, 각기 본인에게 부여된 업무를 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영화제에서는 파티조차 업무라는 아이러니. 파티를 준비하는 스탭에게도, 파티에서 거래처 정보를 수집하는 관계자에게도. 영화제는 영화산업을 위한 24시간 업무 공간인 것이다.) 이는 일반 직장인들의 출장과 별다르지 않다고 보면 된다. 일반 직장인들도 출장을 갈 때 본인의 회사 혹은 거래처에서 교통비 등 출장경비를 제공받지 않는가? 영화제가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거래처가 제공하는 경비인 것이다.

 이렇듯 게스트와 참가자의 구분은 특별대우의 여부가 아닌, 해당 년도 행사진행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다. 간혹 인터넷에서 게스트라는 이유로 자신의 줄을 양보해야했다는 등의 후기를 본 적이 있는데, 만약 그가 게스트의 업무가 아닌 순전히 개인적으로 영화제를 즐기러 온 것이라면 이는 잘못된 오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 서두에서도 말했듯,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게스트(초대손님)은 관객이기 때문이다.


배지(Badge)?

 게스트에게 제공되는 내역 중 배지라는 것이 있다. 이것이 무엇이길래 게스트에게까지 제공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배지는 각 영화제에서 통용되는 신분증 ID카드로 볼 수 있다. 각 영화제마다 상이하지만 배지에는 기본적으로 이름, 사진, 회사 정보가 간략하게 들어간다.

 스태프들은 이를 통해 각종 행사에 게스트 및 참가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배지 소지자의 경우 게스트 패키지(페스티벌 도록, 각종 협찬품 등으로 구성된 일종의 웰컴 바우처)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지만, 이 중 가장 큰 장점을 뽑자면 역시나 무료 영화 관람을 들 수 있다. 보통 배지를 통해 하루에 4회까지 영화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다른 이에게 양도가 불가하며 한 타임에 영화 1개씩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시에 <어벤저스>와 <기생충>이 동시에 상영한다고 하자. 그럼 배지를 통한 티켓 구매는 둘 중 한 영화에 한해서 1개의 좌석만 예약이 가능한 것이다.

<어벤저스> 좌석 1개 혹은 <기생충> 좌석 1개 (O)

<어벤저스> 좌석 2개 이상 (X)

<어벤저스>와 <기생충> 각각 좌석 1개씩 (X)


 이제 배지 사용법은 대강 알았다. 그렇다면 이 배지, 도대체 어디서 구할 수 있는가? 배지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영화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Festival 배지, 언론사에게 제공되는 Press 배지 등이 존재하며, 각 혜택도 상이하다. 때문에 본인의 사용범위와 자격조건에 따른 선택이 중요하다. 최근 각 영화제에서 중복 배지를 지양하는 추세이므로(1인 1배지 소지가 원칙) 그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일반 관객들에게 발급 가능한 배지로는 '씨네필' 배지를 들 수 있다. 씨네필 배지란, 후학 양성을 목적으로 영화 공부를 하는 대학(원생) 등 기타 관계자에게 발급하는 배지를 말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등 세계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영화제에서 '씨네필 배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이를 사전에 미리 신청하면 더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배지의 경우 각 영화제 별로 무료 제공 혹은 유료 판매를 하고 있으니, 이는 각 영화제 소개에서 설명하려 한다.


그 외 참가할 수 없나요

 하지만 학생도 아니라면? 배지 발급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영화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다. 모든 영화제는 오프라인 및 온라인에서 동시에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보통은 관람일 기준 3~5일 전부터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홈페이지 혹은 각 기관처에 배포된 상영시간표를 확인한 후 영화 선택이 가능하다. 영화티켓은 평소에 우리가 CGV 등 일반적인 영화티켓 구입과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더 저렴한 티켓 가격 정도랄까. 또한 일부 영화제의 경우, 영화제 홈페이지가 아닌 영화제 장소 사이트(가령 CGV, 아트센터 등)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니 이 점도 체크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점은 온라인에서 모든 표가 매진되었을 때이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보통 영화제에서는 표를 3개로 나누어 분류하여 판매한다. 배지 좌석, 온라인 판매 좌석 그리고 오프라인 판매 좌석. 다시 말해, 온라인에서 매진된 영화일지라도 현장에서는 선착순으로 따로 좌석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영화제 기간만 되면, 티켓부스 앞에서 노상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이 외에도 영화제에는 오픈토크, 숲 속 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지금까지 알아본 영화제에 대한 기본정보를 토대로 앞으로는 각 영화제 별 대표 프로그램 소개에서부터 가는 방법까지, 도대체 어떻게 전 세계의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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