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을 하며 4월에 계획한 것은 운동과 내실 다지기였다. 3월 결산 글 마지막에 넘치도록 채우겠다고 한 결심을 보고 나도 모르게 풉, 웃음이 삐져나왔다. 일단 채웠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여러 공모전에 응모했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려고 시도했다. 넘치는 의욕 앞이라 뭔지도 모르고 일단 채웠다. 무엇을 왜 채우는지 모르고 들입다 하다 보니 의문이 든 것이다. 이거 맞는 걸까? 게임을 잘 못하는데 레이싱 게임은 더욱 심하다. 코너에서는 제대로 꺽지 못해 늘 궤도에서 벗어나버리고 열심히 달리다 보면 혼자 역주행을 하고 있다. 지금 딱 그 느낌이다. 열심히 달리고 있고 애쓰고 있지만 방향도 모르고 방법도 모른 채 조이스틱만 열심히 휘두르고 있다. 내실을 채우려는 것이 목표였는데 무엇이든 그저 채우는 것에만 주력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빈 통이 앞에 있는데 뭘 채우고 싶은지 몰라서 불안한 마음이었다. 통 안을 채워야 하는데 통 바깥 애먼 곳에 쏟아부었던 것 같아 안타깝다. 머쓱한 심정에 쌓이면 뭐라도 되겠지 하며 참여에 의의를 뒀다. 그 의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무작정 참여만 한다고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는 없다.
다행히 나머지 하나는 성과가 있었다. 운동이다. 3월에 시도했던 운동은 아이가 등교할 때 같이 나가 계단 오르기를 하는 것이었다. 며칠 하고는 처음 의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보기 좋게 실패했다. 실패원인을 생각해 보니 아침에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나가기 불편했던 마음과 최소한의 준비마저도 귀찮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과감하게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홈트레이닝을 해보기로 했다. 이전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방법이었지만 도전했다. 홈트레이닝으로 유명한 콘텐츠도 추천받았다. 나를 알기에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장치도 필요했다. 돈 내고 인증 신청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카톡단체방에도 인증을 했다. 인증 덕분인지 아니면 신기록을 경신 중인 몸무게 때문인지 4월 평일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운동을 했다. 주말에는 운동하지 않기로 했다. 주말에는 있는 게으름, 없는 게으름 다 부리느라 첫날부터 실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좌절하기보다는 약간의 유연함을 두는 것이 나를 위해 낫다. 덕분에 성공률은 매우 올라갔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이지만 지난달에 실패했던 것을 이겨내고 한 단계 나아갔다는 생각에 기쁘다. 아직 습관이 되기 전이라 지속을 해야 하는데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벌써부터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지는 없다. 운동은 해야 한다.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하다. 성장메이트 모임에서 같이 읽고 나눈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나온 것을 적용해야겠다.(이 책에 대한 글도 잊기 전에 빠른 시일 내에 써야겠다.)
목표달성을 반밖에 못했다와 반이나 했다 중에 난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4월 목표 중 반이나 채워서 아주 뿌듯하다. 5월에는 3/4이 뿌듯함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모습도 찾아야 한다. 연초부터 찾으려 했지만 찾지 못한 채 이렇게 헤매고 있다. 시간이 걸려도 움직이기 전에 목적지 설정을 하고 방향을 잡았어야 했다. 일단 출발했더니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와 버렸다. 지금 각도가 1도만 달라져도 몇 년 뒤 궤적자체가 달라져 예상과 엄청 다른 결과가 초래된다. 늦더라도 확실하게 할 것은 해야 한다. 그게 명확해질 때까지 내실 채우기는 잠시 미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