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을 매길 수 없는 그것
[photo: Adración de los Magos, Museo del Prado]
스페인에서는 해마다 1월 6일이면 주현절, 또는 동방박사의 날로 대대적인 기념일 행사를 가집니다.
아기 예수를 보러 찾아온 동방박사를 기념해 성탄절로부터 12번째 되는 날 행사를 가지는 것이지요.
스페인 아이들에게는 이 날이 바로 어린이 날입니다. 성탄절에도 받지만, 이 날을 특별히 더 기념하지요.
세상에 놀라운게 두 가지 있다면
떡잎이 막 피어난 나무와 말문이 막 트인 어린 아이입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앞날이 전혀 달라지니까요.
오늘 딸에게 참 귀한 친구 언니가 생겼습니다.
친한 형님의 5살 딸과 저의 4살된 딸이 처음 만나자 마자
"나랑 친구 할래?" 언니가 질문하자
"응, 좋아." 라며 대답한 동생.
그러자 바로 종알종알 그들만의 세상에서 온갖 얘기를 나눕니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우정으로 친구가 됩니다.
두 딸을 바라보는 두 아빠는 행복했습니다.
동방박사의 날 가장 큰 선물은 값으로 살 수 없는 친구였습니다.
힘들었던 작년
만날 수 있는 분들은 엄청나게 한정되어 있고,
형편상 자주 연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잠시라도 여건이 허락될 때 짬내어 연락이 오가자,
진심을 알고 서로 더 깊어지는 관계가 맺어지는 놀라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이제 말문이 트인 아이에게만 소중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홀로서기를 한다는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중요했습니다.
힘든 시기에 매일 적어도 한가지 감사거리를 찾아 힘을 내보려는 일상에서,
오늘은 특별히 아이를 통해 순수함의 가치를 보아 더욱 기뻤습니다.
소중한 일상의 재발견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