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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Aug 28. 2022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당신의 진심 어린 공감을 받고 싶어요 (8월 인사이트 나이트 후기)


팀라이트의 월간 행사, 인사이트 나이트 8월 행사를 마쳤습니다.

이번 달은 대나무 숲의 콘셉트로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였어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인 <인나 놀아방>을 통해 많은 작가님들께서 자리를 함께 하셨습니다.


그간 강연, 강의 등의 강사에서 청중으로의 일방통행식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에 너나없이 참여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시간이었어요.

누구 하나 누락되는 분 없이 고른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매끈하게 진행해 준 스윗드림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 아래 작가님의 브런치 링크 달았어요)


저는 익명으로 제 고민을 올렸는데 처음부터 제 질문에 다른 작가님들 뿐 아니라 저도 대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말 그대로 웃기면서도 당황스러운 자리. 저는 본의 아니게 익밍아웃을 했네요. 그냥 밝히지 않고 남 얘기하듯 넘어가고도 싶었지만, 오랜 시간 앓아온 고민이었기에 그냥 뭉뚱그려서 힘들다고 표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민의 의도며 배경까지 tmi 가 되긴 했지만, 속으로 덜덜 떨고, 얼굴에선 벌겋게 달아오르는 창피를 무릅쓰고 얘기를 꺼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다시금 저도 모르게 민망해집니다. 아마도 오늘은 이불킥을 하며 잘 지도 모르겠어요.




첫 사연부터 '삶의 무기력'이라는 버겁고 무겁고 심란한 주제를 다루게 해서 미안했어요. 좋은 얘기만 하고 살아도, 듣는 것으로도 짧은 인생인데, 루저 loser의 시간을 질질 끌고 가는 이의 한숨 가득할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게, 말로야 쉽지만 행동으로 옮겨져 경청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야기를 하고 쏟는다며 당사자만 후련해하고, 듣는 분들은 그 짐을 받아 무거워지는, 이기적인 행동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한편으론 아무리 털어놓는다 해도 고개만 돌리면 그 즉시로 매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기에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그럼에도 제 고민을 들어준 작가님들께서 저마다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었을 힘든 시간을 적극적으로 말씀해 주시는 것에 정말 놀랬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던 당시의 고통, 우울, 공황장애, 극단적인 생각까지. 지금의 환한 얼굴을 보면 힘겨웠던 과거가 전혀 매칭이 안 될 정도로 다들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개그맨 유병재 씨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어요.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예전엔 그 말 듣고 너무나도 공감을 했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박장대소를 해가며 맞다고 했을까요. (물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건 깊은 대화나 나눔이 아닌 서로 <내가 더 불행해> 배틀대회였기 때문에 그랬을 거예요.

  

그러나 인사이트 나이트의 대나무숲은 다른 자리였습니다.

자신의 힘든 경험을 기꺼이 꺼내고, 그것으로 이해와 공감하며 건네주는 따뜻한 말씀 한마디.

울컥 터지려는 마음과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하며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전부 지나간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걸 압니다.

모든 역사적 사실은 낙엽처럼 바스락거리며 사라지겠지요.

그렇지만 그때 받은 느낌 감정은 계속 남을 겁니다. 


그리고 저 역시 지금의 잔인하리만치 힘든 시간이 나이테로 자리 잡을 것임을 믿습니다.

이해의 범위가 넓어지고, 공감대가 확장되어 저만 보던 사람에서 

타인을 챙기는 진정한 어른으로 클 거라 그려봅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처럼 허우적거리며 힘들어할 때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곁에서 든든한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그늘을 드리울 거예요.

울창한 나뭇잎으로 시원하게, 아름다운 꽃으로 기쁘게, 맛난 열매로 풍요롭게.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립니다.

 


8월 인사이트 나이트의 대나무숲 사회를 맡아준 여행작가 스윗드림 작가님의 브런치입니다.


photo by  nguyen phuc,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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