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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k Dec 16. 2021

어른인 적이 없었던 어른

항상 하고 싶은 것이 많고 꿈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1. 28살인 지금, 난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

2. 어른 = 적당히 현실적이고, 무언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사람? 현실에 적응하고 맞춰 살아가는 사람?

3. 그렇다면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미국 인턴을 했을 때의 이야기고, 그때 난 23살이었다. 점심시간에 다른 직원 분들이랑 다 같이 밥을 먹는데 한 직원 분이 나한테 이렇게 물었다.


 "OO 씨는 한국 돌아가면 뭐 하고 싶어?"


아마 한국 돌아가서 어떤 분야로 취업을 하고 싶냐는 뜻이었을 거다. 근데 나는 그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아, 제가 나중에 크면요?"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 직원 분이 깔깔 웃으며, "어머, OO 씨 지금도 어른이잖아~"라고 말했다.


1. 어른의 정의

원래 상대방의 반응에 둔감한 나였지만, 저 대답을 듣고 나선 본능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는 내가 다 컸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나 보다. 항상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열정이 가득했다. 아직 내가 세상을 잘 모르기도 하고, 그렇기에 알아가고 싶은 것도 많고, 내 주변은 호기심과 흥미로운 것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나한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해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저 대답을 들으니 나의 잠재력이 제한받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른이란 단어가 나한테 왜 그렇게 와닿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때의 나이인 23살, 그리고 지금의 나이인 28살. 생물학적으로 보면 20살이 넘었기 때문에 어른은 맞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어른은 무언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 어깨에 짐을 진 사람, 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태가 변화되는 것을 우려해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2. 어른의 재정의

그런 어른이라면 난 영원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ㅠ 나는 시간이 지나도 배우는 것을 놓지 않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변명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도태되는 것이다. 그냥 태어났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사는 삶이 제일 싫다.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읽을 수 있었다. 투자로 성공한 사람, 남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삶에서 행복을 찾아내 에세이로 집필하는 사람,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직무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사람, 아이를 낳은 엄마 등 내가 아직 겪어보지 않은 상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나다 보면 나도 이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그래서 주변의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하나 같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제 그럴 에너지가 없어.", "나는 늙어서 배우는 속도도 느리고,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도 힘들어. 그럴 시간이 없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TV 앞에서 보낸다거나, 시간을 허투루 쓰는 등 나는 이해 못 할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많이 봤다. 


3. 난 아직도 다 크지 않았다.

가끔 뉴스나 인터넷 기사를 보면 60세에 수능을 치는 어머니, 45세에 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해 신입으로 근무한다는 분의 얘기가 보인다. 그런 거를 볼 때면 나도 꼭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한다. 난 나이를 먹는다고 나에게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50세든 60세든 내가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면 배울 거고, 프랑스어를 익히고 싶다면 당장 책부터 사러 갈 거다.


항상 어린이 같이 호기심을 가지고 살고 싶다...! 지금 포부는 이러한데 막상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정말 나도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현실에 안주해가며 살지 않을까 하는 겁도 난다.


그러면서도 하루라도 젊은 오늘날에 이것저것 두드려보고,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스스로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 같은 거는 대견한 것 같다.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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