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방송통신 시장 동향 - 브라질 (브로드밴드 편)
지난 4년간 브라질 브로드밴드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소규모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의 급진적인 점유율 상승이다. 브라질 브로드밴드 시장은 전통적으로 Big 3인 Claro, Vivo, Oi가 이끄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2016년 3사가 합쳐 83.6%를 차지했던 시장점유율은 2020년 62.3%로 현격히 낮아졌다. 그 사이 소규모 ISP들의 통합 점유율은 2016년 약 16%에서 38%로 약 22%가까이 상승했다. 재밌는 점은 지난 4년간 시장 전체 브로드밴드 서비스 가입자수가 18.7% (500만 이상) 상승했다는 것이다.
*상기 데이터는 브라질 국가정보통신국 ANATEL에서 공유하는 자료를 참고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점유율의 변화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크게 통신사의 서비스지역과 광(Fiber)망의 보급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브라질의 면적은 세계 5위로, 그 크기가 매우 큰 국가이며 지역별로 빈부격차가 극심한 곳으로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전 지역에 걸쳐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Big 3 통신사는 그동안 상파울루와 제2도시 리우데자네이루를 포함한 남동부 지역에 편중된 서비스를 보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국가적 정책으로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인프라가 보급되기 시작하며 기존의 통신사들이 깔아놓은 HFC (Hybrid Fiber Coax)망이 없는 지역에 FTTH(Fiber-to-the Home) 망을 구축하여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그동안 네트워크가 없던 지역의 가입자들이 손쉽게 Local ISP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구매력이 부족한 개개인의 소규모 ISP가 Distributor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고, 기존 Big3 통신사에 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메이저 공급사(Sagemcom, Technicolor, Arris 등)의 비싼 제품이 아닌 Fiberhome, Huawei등 중국의 저가형 PON (Passive Optic Network) 제품이 대량으로 공급되며 시장의 점유율을 점차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Acon Group, Vero, Wirelink같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점차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수십만단위의 가입자를 확보한 ISP도 생겨나고 있으며, 특히 기존 전체시장 점유율 2%로 4위에 랭크되어 있던 Algar Telecom의 경우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어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해 Big3 통신사들이 저마다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Big 3중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Claro의 경우, 무리하게 FTTH망을 확충하여 ISP의 점유율을 빼앗기 보다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HFC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을 택했다. 특히 기존에 활발하게 공급하던 DOCSIS 3.0 (Data Over Cable Service Interface Specification) 제품에서 과감하게 한 단계 위인 DOCSIS 3.1 제품 공급을 단행하여 서비스를 제공, 전체 가입자수를 지키고 있다. 반면 주로 xDSL (x-Digital Subscriber Line) 서비스를 공급하던 Vivo와 Oi는 FTTH망 확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Vivo는 FTTH로 빠르게 전향하였으나 점유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고, Oi는 이 와중에 xDSL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VDSL2 도입을 추진하다 실패를 맛본 뒤 뒤늦게 FTTH로의 전향을 선언하였다. 다만 Vivo와 Oi역시 지난 1년 사이 FTTH 공급지역을 크게 늘려 각각 1백만이상 가입자를 늘리면서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서비스 품질이나 프로모션에 따라 시장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Big 3의 삼국시대에서 춘추전국시대로 시장이 변화되고 있는 만큼, 몇년 후 어떤 회사가 웃고, 어떤 회사가 눈물을 삼키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특히 브라질은 남미 국가 중 가장 기술변화에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남미 국가 최초 5G FWA(Fixed Wireless Access) 도입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시장의 변화가 흥미롭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