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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Park Jun 23. 2019

고용주 변경은 또다른 모험

좌충 우돌 캐나다 영주권과 취업 도전기

지금 직장을 소개한 이주공사로 쉬는 날 찾아 갔다. 나의 담당 팀장과 면담을 요청하였고 현재까지의 고충을 털어 놓기 시작했고 현 식당에 대한 불만과 고용주의 성향과 태도 등을 알지도 못하면서 소개한 죄(?)를 불평하면서 나는 강력히 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2개월 넘게 지나간 시간이 아깝지만 월급이 다소 적더라도 시간은 적게 일할 수 있는 다른 괜찮은 고용주를 소개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을 하였다.


어느 이주공사도 마찬가지지만 따지고 보면 그 많은 고용주들의 성향과 비즈니스 운영 방식 등을 일일이 꿰뚫고 있을리가 만무하고 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업체 고용주들로부터 LMIA를 해 줄 수 있다는 무기를 들고 이주공사에 노크하여 자기들에게 인력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 이주 공사는 중간에서 영주권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영주권 수속에 대한 프로세싱 비를 받고 연결만 해 주는 식이다. 따라서, 좋은 고용주를 만나는 것은 순전히 운에 따른 것이며, 이전에 어떠한 업체에서 일을 하여 영주권을 취득한 고객이 있을 경우 그 고용주의 성향을 고객으로부터 전해 듣고 알고 있는 수준 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주공사라는 다리를 건너 고용주의 업체에 소개가 되어 고용계약이 이루어지고 이후에 고용주가 피고용인이 싫으면 영주권 수속 중간에라도 파면을 시켜버리고, 피고용인 또한 고용인이 싫을 경우 떠나면 그만인 것이다. 결국 손해보는 것은 누구일까? 피고용인이 전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고용주야 다시 프로세싱을 시작하여 다른 피고용인을 찾아 고용하여 사업체를 운영하면 될 일이고 피 고용인은 그동안 보낸 시간, 수속비용 등은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것이다. 해당 팀장과 1시간 가까이 얘기를 해 보았으나 결론은 현재 고용주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영주권 받을 때까지 꾹 참고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란다. 다른 고용주를 처음부터 다시 찾을 경우, 어떤 고용주가 나를 고용할런지도 모를 일이고, 언제 다시 일을 시작할 지도 전혀 알수 없을 뿐더러, 고용주를 찾더라도 프로세싱이 처음부터 다시 진행되므로 최소한 2달 정도는 소요가 될 것이며, 워크퍼밋 역시 다시 국경을 다녀와서 받아야 하였다. 나는 10분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한 후 마음을 가라 앉히고 곰곰히 생각을 한 후, 마침내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처음부터 내가 영주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다시 시작하기가 정말 힘든 과정이었으며, 내 나이가 50세도 넘었고 하루하루가 아까운 이 시점에 지금 고용주는 정말 싫지만 어쨋든 참고 영주권 받는 날까지 지내겠다고 팀장에게 전달했다.


숙소가 있는 집으로 다시 가자니 참 허전하고 가기가 싫었다. 매주 오는 캘거리이지만 오늘은 기분도 풀겸, 근처 영화관에 들러 영어 자막도 나오지 않는 영화를 혼자서 궁상맞게 보고 저녁 출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멀리 보이는 록키산들은 정말 아름답지만 내일부터 시작될 고난의 시간이 다가오는 게 정말 싫었다.


버스 안에서 나의 고용주의 장단점을 하나하나 챙겨보기 시작했다. 단점은 자율이 없는 주방에서의 업무, 주 6일 근무에 하루 12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업무시간 등이고, 장점은 나의 고용주는 영주권 취득에 대해 피고용인에게 비교적 협조를 잘 해 주며, 급여는 정확히 계산하여 지불하며, 타 업체보다는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하루 두끼(점심, 저녁)는 한식으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고용주들도 많다고 한다. 단점만 본다면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겠지만 캔모어가 다가올 수록 고용주의 장점만 생각하였고 버스에서 내릴 쯤에는 속으로 다짐했다. "벌써 2달이나 참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꾹 참고 견뎌보자" 라고 말이다. 


그나저나 오늘도 알버타 조리사 자격증 공부는 계속되었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책상 위에 앉아서 조리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레시피와 내용을 암기를 해야만 했다. 



















이렇게 하루 쉬는 날도 후딱 지나갔고, 오늘도 밤을 지새우는 사이, 시계는 밤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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