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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Park Apr 28. 2020

집으로 금의환향

좌충 우돌 캐나다 영주권과 취업 도전기

캐나다 영주권을 손에 넣은 날짜가 2019년 8월 14일 이었으니 벌써 8개월이나 지났다. 그 동안 바쁘게 사느라 영주권 취직 도전기 글 남기기도 참 오래된 것 같다. 그럼,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그 동안의 발자취를 남겨 볼까 한다. ^^


정들었던 캔모어에서의 1년 3개월의 시간을 정리하고 미리 끊어 두었던 한국행 비행기 표는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 보는 게 일이 었다. Notice를 레스토랑 사장님께 드리고 나니 하루가 한달 같았다. 말씀드린 날짜는 9월 첫째 주 새학기 바로 전 일요일이었으나 사장님의 간곡한 요청으로 9월 15일까지만 일하기로 합의를 하였다. 캐나다는 개학을 하면 아무래도 가족단위 관광객이 줄어들기 때문에 레스토랑 역시 평소 여름철 대비 매출이 서서히 줄어드는 시기였다. 그러나, 사장님께서는 그래도 걱정이 되셨는지 하루라도 더 있기를 원하셨었다.


키친 일이 바쁘다보니 하루하루 시간이 갔고 드디어 정들었던 레스토랑에서의 마지막 날이 끝났다. 1년 넘게 고생했던 시간들이 머리 속으로 한장 한장씩 보였고, 시원 섭섭하기도 하였다. 1년 넘게 살림은 안산다고 했지만 Small SUV에 넣어보니 한차 가득 짐이 들어갔다. 마지막 날 저녁 때 같이 일했던 레스토랑 동료분 집이 캘거리에 있어 밤 늦게 이동하여 집 차고에 내 짐을 모두 내려 놓았다. 짐을 Storage에 맡긴다면 한달에 150불 정도를 부담해야 했기에 집 차고를 내준 동료 쿡 분이 참 고마웠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9월 19일 새벽 2시 30분 밴쿠버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끊어 놓았었다. 한달 정도 전에 편도로 예약을 했었는데, 정말 싸게 구입을 하였다. 9월 달은 비수기이기에 떠 쌌는데, 중국 남방항공을 이용하여 한국 부산까지 가는 비행기였다. $362을 지불했는데 한국 돈으로는 32만원 정도 였다. 그런데, 문제는 캘거리 출발이 아닌 밴쿠버 출발, 상하이 경유 부산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캘거리 출발 부산까지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편도 가격만 $800이 넘었기에 남들이 뭐라고 해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항공사였다. 캘거리는 지척인데 밴쿠버 까지는 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11시간이었다. 기름값도 2번정도 Full로 채워야 했기에 100불 넘게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 나는 Poparide라는 카풀 앱의 Driver로 그 동안 캘거리와 밴프, 캔모어를 다니면서 주로 워홀로 캐나다로 온 친구들을 많이 실어 날랐었다. 캘거리에서 캔모어까지 $15 편도로 받고 한번에 3명 정도 Passenger를 태우면 $45~60 돈벌이가 가능했고 왕복으로 따지면 $90~120까지 벌 수 있는 카풀 서비스 였다. 주로 공항과 캔모어, 밴프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서 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더니 어렵지 않게 만석을 채울 수가 있었다. 그래서, 캘거리에서 밴쿠버도 Poparide 여정을 올려보고 시험해 보고 싶었고 올려 놓은지 2주만에 모든 편도 구간이 Passenger 부킹이 완료되었다. 캘거리 - 밴쿠버는 $80을 받았고, 나머지 중간 도시들 경유하면서 데려다 주는 친구들은 $35~$45 정도 받았다. 그리하여, 캘거리까지 내 돈 내지 않고 오히려 약간의 용돈을 벌어서 갈 수가 있었다. 나는 운전만 하면 되었고, 같이 가는 동안 외국인 친구들과 얘기도 하고 같이 여행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다. 아래 구글맵을 보면 차로 11시간 20분이 걸린다고 나온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캐나다 구경은 언제 해 보겠는가? 싶어서 무리를 해서 여정을 짰다.


Poparide Carpool App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아이폰 앱을 찾아서 설치 한 후 가입하고 이용하면 된다. 나는 Driver로만 Passenger를 태우고 다녔지만 Passenger로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캐나다 여행이나 이동이 가능하므로 캐나다를 방문하면 꼭 이 앱을 설치하여 이용하기를 바란다. Poparide라는 서비스는 밴쿠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로 카풀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캐나다에서는 꽤 유명한 앱이다. 현금으로 거래를 하면 바로 태클(?)이 들어와 계정이 6개월간 잠기니 주의하도록 하자.



참고로 Poparide 홈페이지는 http://www.poparide.com 이다.


드디어 16일 아침이 밝았고 오전 7시에 출발하여 밴쿠버를 향했고 같이 탄 승객들 모두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가는 도중 곰, 산양 등을 봤으면 했으나 불행하게도 한마리도 구경을 못했다. 여행은 Banff-Golden-Revelostoke-Salmon Arm-Kamloops-Surrey를 거쳐가는 육로였다. 같이 탄 20세 승객은 여자분이었는데 그 동안 벌은 돈을 가지고 하와이로 여행을 간단다. 밴쿠버까지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나와 일정이 정확히 맞아 버스보다 약 $100 싸게 간다고 한다. 11시간이 넘게 운전은 하였지만 같이 갔던 친구들 덕분에, 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밴쿠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밴쿠버에는 레스토랑에서 같이 일할 때 잠시 도와주신 할머니께서 계셨는데 나를 친 아들같이 대해 주셨고 한국으로 간다고 하였더니 밴쿠버로 와서 가라고 하셔서 비행기 삯도 아낄꼄, 할머니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기로 하고 간 것이었다. 도착한 날은 피곤해서 정신없이 잤고 다음 날 아침 나는 친구와 아는 형이 사는 시애틀로 향했다. 친구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초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보지 못하다가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아 40년 후에나 보게 되었고, 시애틀에서 2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는 대학교 선배도 볼 겸 미국 국경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본 초등학교 동창은 늦게 결혼해서 그런지 (?) 하나도 안 늙어 보였다. ㅋㅋ


오랬동안 영주권을 못받고 있으면서 한국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지내다 최근에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에 성공하여 영주권을 받았단다. 너무 축하해 줄 일이었다. 나도 캐나다 영주권을 늦게 받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겪은 영주권 취득 절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기나긴 세월을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단다...


시간이 너무너무 부족했지만 저녁 때에는 미국에서 같이 다녔던 대학교 선배였고, 시애틀에서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나름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매일같이 세탁소 일이 힘들지만 기꺼이 나를 맞이해 주었고 저녁 대접도 푸짐하게 해 주셨고 시간이 늦었다고 본인 집에도 하루 밤 재워주셨다. 어디를 가나 육아로 모두들 바쁘게 살아가고 하루하루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아침에 세탁소를 방문하여 인사를 하고 다음에는 캘거리나 밴프에서 보기로 하고,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밴쿠버로 떠났다.


다시 캐나다로 향하였는데 나는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영주권 보유자였고 혹시나 캐나다 국경을 통해 입국 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길게 자동차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내가 맞이 한 국경직원은 중국계 캐나다 직원 여자였다. 나는 같은 동양계라 크게 묻지 않고 통과할 줄 알고 먼저 인사도 하고 친한척을 했더니 왠 걸? 오히려 백인이나 타 인종 직원들보다 더 깐깐하고 묻는 질문도 많았다. 속으로는 "좀 심한거 아냐? 같은 동양인끼리 이러기야?" 라고 생각했지만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더니 다행히 문제가 없으니 통과 시켜 주었다. "아니, 나도 이제 캐나다 영주권자라고.... 왕짜증".....


다시 내가 살 나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집에 돌아온 것 같이 마음이 편해졌다. 이전에 한국 방문 후 돌아 올때 공항에서 직원이 꼬치꼬치 물어보던 경험을 생각하면 지금의 질문들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고 나도 이제 영주권자라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했다.


할머니 댁에 머물고 같이 식사도 하고 저녁 늦게 고맙게도 나를 공항까지 태워 주신다고 하셨다. 75세가 넘으신 할아버지, 할머니 이신데도 밤늦은 운전에 걱정이 되었지만 한사코 데려다 주신다. 새벽 2시 30분 출발이라 오후 10시정도 출발하여 11시경 공항에 도착하였다. 조만간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고 헤어지고 나는 그리운 가족들이 있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다... 특히 할머니는 캔모어에서 일할 때 주방에서 같이 일하시면서 나를 늘 격려해 주시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해 주셨기에 어머니 같은 느낌이다.


드디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고 9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내린 곳이 상하이였고 다시 부산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밖으로 보였다.

저 비행기를 타면 이제 그리던 가족들과 다시 상봉하는 구나~~


드디어 부산 김해 공항에 내렸고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들과 다시 해후를 하였다.

영주권 카드를 들고 입국장을 통과하는 내 어깨는 들썩였고

이로써, 나의 금의환향은 이렇게 이루어졌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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