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arroWEDEN Oct 19. 2020

학점이 좋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장학금 이야기

예테보리 대학교의 장학금 선발 기준은 성적이 아니다!

스웨덴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고 말하면 고정적으로 받는 질문이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메거진을 시작하며 이야기를 나눈 ' 왜 스웨덴으로 가는가'였다. 그리고 뒤따라 오는 질문은 '스웨덴의 물가와 학비'이다. 그중 이번에는 학비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유학을 떠나고자 마음먹었을 때 내가 정한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그중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바로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을 것'이었다.  지원하는 학교들의 교육적인 부분과 학교 평판 같은 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가장 우선으로 고려할 부분은 돈이었다. 교육을 이야기하고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서 돈을 생각하는 것이 조금은 덜 고상해 보이고, 공부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예테보리 대학교를 한국에 있는 학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었던 것은 장학금 오퍼 덕분이었다. 취업 후 돈을 모아서 떠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학교에서, 혹은 외부에서 주는 장학금이 있어야만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을 만족할 수 있었다. 


예테보리 대학교의 장학금 중 한국 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장학금은 아쉽게도 딱 한 가지이다. 공식적으로는 두 가지이지만 과 별로 나뉘어 있어 한 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선 내가 받고 있는 'Axel Adler Scholarship'이다. 이 장학금은 Master of Arts and Master of Science program의 학생들과 같은 프로그램의 학부생이 신청할 수 있다. 이 장학금은 오직 120 크래딧의 학비만을 100% 지원한다.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gu.se/en/study-in-gothenburg/apply/scholarships-for-fee-paying-students)


*각 학교마다, 장학금의 종류마다 수업료를 커버하는 비율이 다르니 자세한 내용은 각 학교 홈페이지 장학금 섹션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지금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저 장학금은 한 학과에 한 명에게만 제공이 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절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적은지,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유리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선 SI (Swedish Institute)에서 제공하는 장학금과 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금들은 중북 수혜가 불가능하다. SI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은 한국 학생들이 지원할 수 없으므로 넘어간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중 특이하게 중국과 인도 출신의 학생들에게만 주는 장학금이 있다. 즉, 유럽 출신의 학비를 낼 필요가 없는 학생들, 중국, 인도 출신의 학생들, SI 장학금에 지원 가능한 학생들을 제외하고 나면 나의 경쟁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학금 대상 학생 선정 기준은 Motivation Letter와 CV이다. 정해진 형식은 없으며 구글에 검색하면 굉장히 많은 예시들을 볼 수 있다. 선정 기준은 홈페이지에도 적혀 있지만 위의 서류를 통해 얼마나 이 프로그램에 맞는 학생인지, 이 과정을 얼마나 열망하는지를 평가한다고 한다. 



1. Motivation Letter 작성하기


Motivation Letter, Statetment Of Purpose, Statement Of Intent. 모두 자기소개서를 지칭하는 같은 말이다. SOP 작성 요령을 검색하면 보통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첫 번째 문단에는 동기, 두 번째 문단에는 나의 장점 등, 이런 부분은 조금만 검색해도 무수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생략하고자 한다. 포괄적인 이야기보다 구체적으로 나는 SOP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의 경우 학부 졸업 프로젝트와 마지막 학기에 들었던 과목의 어떠한 부분이 특히 흥미 있었으며, 이를 통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게 되었다고 대학원 진학 동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나의 전공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이었고, 그 세부 분야 중 제어와 로봇을 특히 더 공부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다음은 '그렇다면 만약 위성이 복잡하고 극한의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문장으로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학문과 연관을 시켜 전공 선택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다음 문단은 학부 동안 했던 경험들을 서술하며 그로부터 "그 경험으로부터만 얻을 수 있었던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단순히 어떤 상을 받았다는 것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며, 이럴 때에는 이렇게 해결할 수 있고, 수업 없이도 이런 부분을 공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어필하였다. 나의 경우 로켓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방학 합숙 동안 함께 세미나를 진행하여 스스로 공부하고, 직접 제작하며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어떻게 적용되고, 어떻게 실제와 이론을 사이에서 어떻게 타협할 수 있는가를 배웠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 졸업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주에서 미세 중력 상황을 지구에서 모사하기 위해 어떻게 실험을 진행하기로 하였는지, 그 근거는 어디에서 찾았는지 등, 설계하고 실험을 하는 일련을 과정을 통해 배운 점을 서술하였다.  


마지막 문단으로는 이 학과를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지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특히, 장학금에 대한 Motivation Letter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커리어를 언급하는 동시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지를 조금 더 중점적으로 이야기하였다. 이 부분이 영향을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예테보리 대학교를 포함한 많은 스웨덴 대학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를 이용하여, "현재 우주 쓰레기 등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우주 산업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를 하고 싶으며, 배운 지식을 통하여 위험을 감지하고 해결하는 사람을 위한 로봇 개발 역시 미래의 커리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도 어필하였다. 


2. CV 작성하기 

  사실 CV는 경험한 사실들만을 시간의 역순으로 나열한 서류라 크게 줄 수 있는 팁은 없다. 나의 경우 학부 때 수행한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 중 전공과 관련된 활동을 시간의 역순으로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 운이 좋게도 학부 때 학회에 논문을 투고할 수 있는 기회와 해외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이에 관한 이야기, 수상 경력,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관심 분야를 차례로 적어 두었다. 




예테보리 대학교의 장학금은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서류만을 통하여 대상자를 선정한다. 한 가지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학점이 나쁜 편에 속한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고 일단 서류부터 적어 보자! 이 글이 부디 이번 시즌에 지원하시는 분들의 합격뿐만 아니라 장학금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커버 이미지 출처 : Sofia Sabel/imagebank.sweden.se

 


매거진의 이전글 스웨덴에서 인터넷 쇼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