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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방앗간 Jan 14. 2020

2020년, 33살의 이직, 도전

[이직 1편] - 33살의 도전

필자는 어느덧 33살이 되었고 6년의 경력, 7년 차로 4번째 대행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사실 이직 생각은 없었다. 회사의 네임벨류, 이름 있는 클라이언트, 적당한 업무량, 워라밸, 직장동료들 간의 신뢰, 대우 등 필자는 괜찮았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우연히 블라인드 APP에서 모집하는 글을 보고 지원하게 되어 1주일 만에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 글은 중소 대행사의 대표가 'S급 인재를 찾는다. 대우를 해줄 것이고, 치열하게 산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었고, 그 긴 글을 보고 반신반의하면서 홀리듯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면접을 2시간 넘게 보고 결정하게 되었다.


필자의 이직 과정은 이직 결심한 후 1주 동안 20여 곳에 헤드헌터, 채용사이트 지원, 지인 등을 통해 자리를 알아보면서 10곳은 지원 의사 포기, 나머지 10곳 중 5곳은 면접 포기, 그중 마음에 들었던 3곳 중 최종선택으로 결국 처음 선택한 중소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각 회사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A회사 : 30명 / 콘텐츠 중심 / 팀장 / 적극적인 지원, 자율권, 책임감 부여 /연봉 가장 높음 / 복지 거의 전무 

B회사 : 250명 / 콘텐츠+ 퍼포먼스 / 팀장 / 이름 있는 클라이언트 / 연봉 B, C회사 동일 / 복지 다수

C회사 : 80명 / 퍼포먼스 중심 / 연봉 높음 / 팀장 / 퍼포먼스 전문가로 성장 / 연봉 B, C회사 동일 / 복지 다수

최종적으로 선택한 회사는 A다. 사실 B, C도 나에게 있어 좋은 회사였다.



무엇이 우려인지를 안다

사람들은 많이 우려를 표했다. 왜 더 그런 작은 회사를 가냐는 질문을 많이 하였다. 더 한 단계 높은 큰 종대사에 도전하거나, 브랜드력 있는 광고주로 가보라고, 혹은 퍼포먼스 경력을 살려 미디어랩사는 어떻겠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이러한 시선은 당연하다. 필자는 지금까지의 나름대로 상승의 커리어를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바이럴 회사부터 디지털 종합대행사까지, 20명, 80명, 200명 규모면에서 점차 상승이라고 한다면 상승이라고  볼 수 있는 2번의 이직을 경험했다. 어떻게 보면 작은 광고주부터 큰 광고주, 월 몇백 단위부터 시작하여 월 수억 원을 다루는 규모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물론 실력을 기르고 치열하게 독하게 살아왔지만,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의 커리어, 회사의 네임밸류는 이직 시에도 유리하게 작용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작은 회사를 가겠다?

'체계가 안 잡혀있는 회사 가면 고생한다.'

'다시 규모 작은 광고주 맡을래?'

'돈만 보고 가면 안돼'

'커리어 망가진다?'



필자도 안다. 잘 안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에 결심한 가장 큰 포인트는 '도전'이다. 돈? 사실 B회사와 C회사의 급여 외에도 워라밸과 복지를 생각하면 환경은 비슷하다. 게다가 안정성과 커리어, 네임밸류를 생각하면 B나 C 회사로 가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이직할 곳의 대표님과의 2시간 동안 면담은 필자에게 광고사업부의 교육, 시스템, 메뉴얼, 문화, 제안서 등을 만드는 것을 요구하셨다. 그리고 자율권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팀장 이상의 권한을 부여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바로 이 포인트에 결심을 하게 되었다.


6년간 대행사에서 근무하며 하지 못했던 것, 해왔던 생각을 차근차근히 적용해보고 싶다.

필자는 기존 잘 정돈된 회사 시스템을 활용하여 그 안에서 성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직접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한다. 또한 대표님의 그 열정이 보였다. 매우 힘들 것이고, 의지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말에도 큰 공감을 하였다. 그리고 필자도 그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압박과 책임감도 분명히 따라온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지금인 것 같아

사실 현실적으로 1주일간 큰 고민을 하였다. 마지막 주말에 부모님의 "너는 아직 젊다. 하고 싶은 일 실패해도 해보라, 안되면 다시 돌아가서 해보면 되지" 말씀이 결정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해보고 안되면 그것은 실패한 인생인가? 설마 굶어 죽으랴?라는 생각과 함께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솔직하게 만약 40대이고 30대 중후반이었다면 자리를 잡고 안정화된 시기일 것이다. 수명주기가 짧은 대행사 생활이라면 40대에는 도전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되었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을 한번 발휘해보고 싶다는 생각, 지금까지 제한된 권한을 넘어선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었다.


그렇다. 실패하고 1년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커리어가 망가지고 뒤떨어질 수 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다. 하지만 risk를 줄이기 위해 죽어라 해야 되는 것 이건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 하지만 high return으로 되었을 때도 희망을 가지고 한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축하와 더불어 깊이 있는 조언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아직 필자는 부족하다. 부족한 것을 안다. 빨리빨리를 위한 급한 성격, 빠른 말투, 광고 지식, 업무영역, 커뮤니케이션, 인적관리 등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나'를 믿고 가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해보지 않았다.

가르쳐야 한다.

좋은 팀장, 일 잘하는 팀장,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매출 압박이 있다.

두렵다.


죽어라 해왔다.

뛰어나고 싶었다.

실력으로 NO.1이 되고자 했다.

나는 잘해왔다.

나는 잘할 수 있다.

도전한다.


회사가 필자의 노력으로 인해 성장하게 된다면 인정과 그에 따른 보상도 따라 올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30대에 무언가 했다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33살의 나이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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