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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씨 Apr 27. 2020

클래식한 남자들의 수다

[도서리뷰]맨 앤 스타일 - 무엇을, 왜 입어야 하는가




흔히 이탈리아 남자들이 자신을 잘 꾸미고 멋스럽게 차리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남자들도 그에 못지 않게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는 남성의 패션을 주 컨텐츠로 하는 유튜버들이 넘쳐나고 소셜 미디어나 블로그에는 자신의 옷차림을 찍어서 올리는 인플루언서들도 부지기수이다. 길거리에 나가 보면 최신 트렌드로 자신을 잘 꾸미는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바야흐로 남성 패셔니스타들로 넘쳐나는 시대랄까.


유행은 돌고 도는 거라던가. 최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80년대에 많이 보았을 법한 오버 사이즈의 옷을 입은 남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인기 있던 소위 남친룩이나 미니멀 스타일도 흔히 볼 수 있다. 스트릿 패션이라고 하는 패션 스타일도 어린 혹은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유행에 민감한 사회인지라 길거리에서 트렌디한 차림을 한 남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유행에 따르는 건 안전한 선택일 수는 있으나 몰개성적이라는 점에서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도 유행하는 아이템들 몇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진정한 남자의 멋은 클래식한 패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몇 년 전 흥행한 영화 <킹스맨>의 영향으로 클래식한 남성 복식에 대한 관심도 전보다는 증가한 것 같다. 트렌디한 스타일도 보기 좋고 멋있게 느껴지지만 유행은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그에 비해 클래식한 스타일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공인받은 스타일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작가가 각 분야에서 나름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남녀 86명을 인터뷰 한 내용과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아서 남성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에 관해 유쾌한 수다를 떠는 책이다. 대다수의 인터뷰이들이 클래식한 복식을 예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듯 즐겁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패션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 외에도 어린 시절이나 대학 시절의 실수나 경험담들, 자신의 흑역사, 매너 있는 행동과 무례한 행동, 숙취 해소법 등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을 법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로 구성돼 있다. 단순히 옷을 잘 입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보다는 다른 책을 찾아보시라고 조언하겠지만 자신이 평소에 남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있고 그런 주제로 다른 사람들과 수다 떨기를 즐기는 남자라면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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