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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세시

누가 중년 소리를 내었는가?

마흔이어도 괜찮아

by 공간여행자

마흔을 앞두고

뭔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갈팡질팡, 어수선하게 삼십 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띠링'

문자 하나.


안녕하십니까?

꽃보다 중년 고객님

꽃보다 OO면세점입니다.


외부안내데스크 "꽃보다중년 혜택 받으러왔습니다~"라고 말씀해주세요!


헉!

내참 기가 차서

대체 이걸 누가 기획한 거야!


아직 마흔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도 안되었는데

뭐 꽃중년?

꽃이라고 붙이면 다 괜찮은 줄 아나.


한동안 꽤 분해서 여기저기 흥분해서 이야기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해당 업체는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

(업체에 전혀 타격은 없겠지만, 나의 소심하고 강력한 저항이다.)


그러나 이제는 중년이라는 단어에 더 이상 펄쩍 뛰지 않는다.

조금 지나면 알 수 있다.

이제 청춘이 아니라는 걸


청년우대, 청년지원 등의 사업이나 제도에 나이 제한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만 39세 이하이다.

그렇다. 공식적으로 마흔은 청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아줌마, 아저씨 소리에 눈꼬리가 사나워질 필요도 없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불린 명칭 따위가 뭐가 중요한가.

만약 내가 이십 대에 아줌마, 아저씨로 불리었다면

너무 억울해서 주먹이 쥐어졌겠지만,

마흔에 그게 그리 억울할 일이 아니라서 오히려 다행이랄까.

인정하자.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데, 아주 가끔 궁금했다. 과연 저 이벤트 결과는 어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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