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전시
오후 다섯 시
‘오늘도?’
홀 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라 2층 복도에 도착했다.
역시나, 30호 정도 되는 작품이 복도 바닥에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어머, 이거 봐. 여기에 그림이 있었어.”
“오, 이건 뭐지? 빔으로 비추는 건가?”
“이건 작품 설명에 없는데?”
관람객들은 특별한 이벤트로 여기며 재미있어한다.
다행이다.
그러나 사무실에서는 하루하루 근심이다.
이 이상한 일은 새 전시를 오픈하자마자 일어났다.
여름방학 특별 전시가 끝나고 한 달 동안 휴관을 하였다.
그동안 시설 정비도 이루어지고,
준비된 새로운 전시를 위한 단장을 마치고,
드디어 오픈 날.
요즘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아트 작가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였다.
그런데 끝날 때쯤, 스태프들은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받았다.
“2층 복도 바닥에 있는 작품은 뭔가요?”
거기에는 설치된 작품이 없는데,,,
며칠 동안 관람객과 스태프, 그리고 작가는
황당하고 신기하고 어이없다가
급기야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계획에 없던 이 작품은
방문객들에 의해 작품 제목까지 붙여졌다.
오전에는 보이지 않다가
오후 느즈막에 홀연히 모습을 드러내는
‘유령의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