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부스터 달기

사진 속 서점: 군산 마리서사

by 공간여행자

가장 활발하게 글쓰기를 하는 시기는 아마도 초등학생 때가 아닐까?

학기 중에는 독후감과 백일장, 방학 때는 일기 쓰기로 어떤 이들에게는 이 시기의 글쓰기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성인이 된 후에도 글을 쓰긴 한다.

대학 때는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고, 일을 하면서부터는 업무 메일을 써야 하고 보고서나 기획서 등 무슨무슨 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글들은 조금 다른 종류의 글쓰기이다. 사실에 기반한 논리적인 글쓰기로 경우에 따라서는 문장으로 끝나지 않기도 한다.

명사로 뚝뚝 끊기는 항목만 나열하기도 하고, ~임. ~함.으로 끝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진짜 글쓰기(표현의 한계를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에는 ‘창작’의 예술적 작업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과 감정이 베어 들어야 한다.


성인이 된 후 진짜 글쓰기를 하게 된 것은 한 소셜클럽의 ‘글쓰기 모임‘에서였다.

2주에 한번 한 공간에 모여 모임장이 제시하는 주제에 대해 삼십여 분간 글을 쓴다.

그리고 돌아가면 본인이 쓴 글을 읽는다.

이때 규칙이 있다.

‘어떠한 지적도 비평도 하지 않을 것!’

오로지 타인의 글을 듣고 난 나의 감상만 나눈다.


이 모임을 통해 나는 두 가지를 느꼈다.


1. 나 글을 써도 되는구나.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활자들만 보고 쓰던 내가

내 감정을 드러내는 말랑말랑한 글을 쓸 수 있다니.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읽으면서 점점 부끄러움도 사라졌다.

무조건적인 칭찬을 퍼붓는 멤버들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2.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구나.

다른 사람의 글을 듣는 것은 다른 사람의 방 안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주제에도 전혀 다른 관점의 글들을 접하면서 나의 사고도 점차 넓어져감을 느꼈다.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곳곳에 있었다니,

더구나 그들은 글과는 아무 상관없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 플랫폼은 진짜 글쓰기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글 양옆, 중간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지 않아 오로지 글만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가가 독자이기도 하고 독자가 작가이기도 한,

앞서 설명한 글쓰기 모임의 온라인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작가의 서랍’이다.

쓴 글을 바로 발행하지 않고 임시저장하는 것을 ‘서랍’이라고 표현하다니!

정말 나만의 서재가 생긴 기분이랄까.

작가의 서랍은 글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다.

정갈하게 제작된 짙은 색의 나무 책상 위 은은한 빛을 내는 탁상 스탠드 아래에서
하얀 종이 위에 펜을 잡고 사각사각 글을 쓴다.
새벽에 한참 영감을 받아 쓱쓱 써 내려간 글은 잠시 책상 아래 서랍에 보관한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읽어도 이상하지 않다면 이 글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물론 내 서랍에는 그렇게 밖으로 나오지 못한 글들이 쌓여있다.


나의 글쓰기의 부스터!

글쓰기 모임 그리고 브런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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