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괜찮아

아스트로가에서 라바날 데 까미노

by 정다정
58.png
1418.JPG 비가 오는 날 큰 우비가 불편했지만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
59.png
60.png

멈춰서는 것, 관계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동안 관계가 이루어질때면 스스로 먼저 떠났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의무로서 친절함과 좋아함을 가진다. 내 인생에 있어서 친절함은 입이 말하는 것과 같은 당연스러운 것이다. 누군가가 의무를 준 것은 아니지만 누가 말하지도 원하지 않아도 스스로 혼자 의무를 가졌다. 의무라하면 '괜찮다'말하며 다른사람이 더 좋아할 것들을 선택할 권리를 주는 일이다.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생각을 하고싶은데, 다른사람들이 이렇게 '하자'말하면 '좋아'로 답변했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 습관적인 의무에 벗어나보고자 '습관적인 의무'가 튀어나올때쯤 사람들을 먼저 보내거나 먼저 앞섰다. 사람들은 친밀해진 관계를 맺고 있던 내가 갑자기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 것에, 힘들어하거나 의문을 표현하였다. 익숙치 않은 멈춰서기는 '나 혼자 가고싶어'로 일방적인 결과통보를 하였기 때문이다. 어느샌가 멈추는 횟수만큼 같이 걷거나 함께 지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상처받는 사람들의 드러나는 표정과 표현때문에 관계맺는 과정조차도 멈추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의 태도를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이해한다하면서 함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그들과 함께 나도 관계가 이루어질때 적정함에서 멈추면서 서운해하였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 또 다시 나의 결정을 멈추고 타인에 맞춰 하는 것들에 대해 홀로 힘들어하거나, 합의없는 내 결정에 서운함을 주고받을 것 같아 멈춰섰다.


덕분이라고 말해야될지는 모르겠지만.. 산티아고를 닿을수록 점점 멈춰서는 적당함을 알게되면서 조금 매끄러워졌다. 갑작스럽게 혼자 멈춰서지 않고, 멈춰서고싶을 때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충분히 나의 감정과 마음을 털어놓았다. 물론 그때도 그렇고 아직도 미숙하여 멈춰서고 싶은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급하게 멈춰서서 꾸준히 연습중이다.


만약 그 자리에 다시 선다면 상처준 사람들을 꼬옥 안고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 습관적인 의무감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임을 늦게나마 말하고싶다.




noname01.png 10.04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너를 위해라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