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 연수를 듣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아이 마음속을 들여다보기 쉽기 때문이다. 오늘 그릴 주제는 가족어항 꾸미기였다. 어항속에 가족 물고기를 그려넣는 과정이다. 가족을 물고기로 표현하는 과정은 너무 직접적이지 않아서 좋다. '가족화'를 그릴때 엄마,아빠를 직접 그리는 작업에 비해 물고기에 가족을 투영시키면 부담감을 덜 느끼며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오랫만에 그리는 그림에 설레여하며 연필을 쥐었다. 그리고 두아이 모두 공통되게 "아빠" 먼저 그리기 시작했다. 아빠, 자기, 누나 혹은 동생, 그리고 엄마
여느집과 조금 다른 흐름이다.
아빠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게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손쉽게 자기를 도와줄수 있는 안전한 존재가 아빠라고 느꼈기 때문이리라.
당연히 엄마가 더 큰 친밀감을 가졌으리라는 생각과 다른 아이들의 반응에 약간 뻘쭘하기는 했지만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빠와 긴 대화까지 나누는 건 아니지만 공기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걸 갈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좀 서운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쩌면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아빠라는 존재와 재택근무를 통해 더 가까워진거다 늘 같이 붙어 있으며 자신의 하루 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아빠의 사회생활도 더 가까이 알게 되었다. 어색한 존재감이 사라졌으리라. 아빠라는 존재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은 거 같아 이 시기에 좋은 만남이고 시간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보여주는 시선과 사회생활에 대한 것들을 더 긴밀히 느끼며 한뼘 더 자라지 않았을까 싶어 감사했다. 물론 엄마로서 내가 너무 거리두기를 한 건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만. 사춘기 아빠의 역할을 늘려주었음에 그 자리가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졌달까.
코로나가 모두 다 앗아간 것만은 아니었네 슬며시 미소짓게 만들었던 가족화그리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