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중성

"엄마의 이중성 뭐가 있을까?"

아이들을 보며 물었다.

아이들은 말할까 말까 말해도 되나 안되나 속으로 계산을 하는듯 내 눈치를 살핀다.

"엄마가 니들 보고는 몸에 좋은 거 먹으라고 하면서 뒤에서 라면 먹는거?

아니면 방구 껴놓고 안 낀척 하면서 고상한 척 하는거?"

내가 먼저 커밍아웃 하니 아이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내가 나를 디스 하는 것만큼 아이들 마음을 여는 일도 없을 테니까.

"엄마가 다른 사람 앞에서랑 우리 앞에서 다른거? 유튜브 영상 찍을때는 엄청 엄청

친절하면서 우리한테는 소리 지르고 화내는거?"

"맞아 맞아. 아빠도 이중성 쓸때 많은데."

서로 키득키득 거리며 엄마 아빠 흉내내기 바쁘다.

"그러게 말이다. 이중성을 안쓰면 좋을텐데. 참 쉽지가 않다.

솔직한 내 모습 보여주면 아마 모두들 다 도망갈껄"

나지막히 속내를 드러낸다.

솔직하기는 킹왕짱 진짜 솔직하다.

아이들이 솔직한 내 모습에 오히려 격려를 해준다.



때로는 잘났다고 하는 것보다

못난 내 모습, 부족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인간적으로 마음을 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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