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정리와 해외 이사
슬슬 전세 계약 기간 만기가 도래하고 부동산에는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놓은 지라 한 둘 집 구경을 오더니 급기야 2월 중순에 들어오면 안되겠냐는 일정을 더 앞당겨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부랴부랴 이민 이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예전에 대략의 금액은 확인했으니 놀랄 마음의 준비는 다 되어 있었다. 네이버 검색으로 유명하다는 대표 업체 한 군데, 송파맘 카페에서 경험으로 추천하는 업체 한 군데, 그리고 다른 업체 한 군데까지 20 피트 기준으로 얼마인지 견적을 요청했고 답이 하나씩 도착했다. 이 중 전화로 성심성의껏 응대해 준 퓨멕스로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 곳이 송파맘 추천 업체인데다 가격도 셋 중에 가장 저렴했다.
실제 방문 견적을 예약해 놓고 미친 듯 당근마켓을 이용해서 팔 물건들은 저렴하게 팔아서 없애고, 헌옷삼촌 통해서 또 옷들 정리해서 (58kg 정도 나옴) 넘기고… 이게 말이 쉽지 한 물건 당 하나씩 약속 잡아 넘기고 하는게 엄청난 일이었다.
핀란드 행 배편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이사가 잦은 나라가 아닌 탓에 20피트를 꽉 채워서 가는 것이 낫다는 조언으로 다 합쳐도 가치는 720만원이 안 나오겠지만 어차피 돈 쓰기로 한 거 쓰레기통까지 다 챙겨 넣어서 일단 143개의 박스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로 20피트를 채우고 1/31에 보냈다. (엄청 빠르고 꼼꼼하고 친절한 퓨멕스 칭찬해) 그런데….. 3-4개월 정도는 걸릴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3월 20일 정도에 도착할 거라는 통보를 받고는 이제 또 핀란드 안에서의 집 찾기에 발등이 떨어졌다.
일단 현재 살고 있는 Espoo 내에서, 첫째 중학교 다니기가 용이한 곳이어야 할 것 같고, 개인 주택이면 좋겠고, 시어머님 사는 곳과 너무 멀지 않으면 좋겠고 등등의 조건을 걸고 남편과 나는 부동산 사이트 (https://asunnot.oikotie.fi/myytavat-asunnot?previousSearchId=1&cardType=100) 를 매일매일 들어가 보기 시작했다. 사진으로 예뻐 보여 남편에게 링크 걸어 톡을 보내면 핀란드어로 써 있는 세부 사항을 보고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나름 다섯 개 정도 추려서 showing이 있는 날 남편과 아이들이 직접 방문을 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또 직접 가 보면 아파트에만 살던 내가 상상할 수 없던 배수 문제, 지반 문제 등 고려할 것이 많아 그런 foundation 측면에서 정말 내키지 않은 안 예쁘지만 그에 비해 가격은 비싼 집을 거의 정했을 무렵,
뙇, 어느 날 사이트에 너무도 아름다운 타운하우스 집을 하나 발견해서 남편에게 링크를 보냈다. 원래도 타운하우스 같은 공동주택의 편리함과 개인주택의 독립성을 꿈꿔 왔던 나는 좋은 점만 보여서 아이들 학교 다니기는 좀 어렵겠지만 이 동네에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 와중에 역시 북유럽 인테리어인가…부동산 사이트에 있는 모든 집은 어찌나 감각 있게 꾸며 놓았던지) 몇 시간 있다 온 남편의 답에는 새로운 링크와 함께 “여기 어때?” 라는 말이 있었는데, 단독 2층 벽돌집에 마당도 넓직한 집이었다. 남편은 이 곳이 꽤 맘에 들었던 모양이고, 난 좋긴 했지만 단독주택의 유지보수를 어찌 감당하나 하는 맘이 먼저 들었다.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이 곳에서 사는 우리를 떠올려 보며 슬슬 학교나 어린이집이 멀어지는 단점은 좀 뒤로 하고, 전원주택 생활을 할 생각에 부푼 꿈을 갖고 남편이 서 너 번 더 추가로 방문한 다음 결국 이 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돈을 마련하고 핀란드로 보낼 것인가… 이 복잡한 문제는 별도의 글에서 정리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