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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혜령 Sep 25. 2017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1. 

처음 헤드헌팅 일을 시작할 때, 

회사 대표는 "선한 일을 한다는 믿음이 없다면 이 일은 하기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믿음이 나의 것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스스로 다시 물어본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2. 

C사의 의뢰로 후보자를 찾는 과정에서 J씨를 만났다. 

C사의 오픈 포지션에 지원한다는 J씨의 이력서는 정작 JD와 상관없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나의 조언대로 그녀는 이력서를 수정, 서류가 통과되어 면접제의를 받았으며, 면접 당일까지도 궁금사항과 tip을 끊임없이 주고 받았다. 결과적으로 합격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나를 만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도 잡혔고, 이후로도 면접 제의를 받다보니 추락하던 자신감이 멈춘 것 같다했다.  

...그런데 말이죠, J씨. 그렇게 말해줘서 사실 제가 더 무지 감사하답니다. 

J씨를 통해, 저는 제가 왜 이 일을 하는지 그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았거든요. 


3.

나는 이 일이 친절해도 되는 일이라 좋다. 

한번 만나고 말 지원자들에게 지식과 팁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서포트하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싶겠지만 나는 이런 가벼움이 오히려 좋다. 이 일은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합격이라는 결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뿐이다. 쏟은 시간과 노력에 애착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이런 방식으로 이번 삶에서 내가 받은 친절함을 갚아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나의 친절이 ‘옳다’는 확신이 든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래 전에 읽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한 대목. 

그 글의 저자는 양로원에 주기적으로 봉사를 가면서, 정작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자신이 위선자가 아닐까 고민을 한다. 그러나 그 글의 말미, 저자는 ‘위선이라고 해도 뭐라고 해도 좋다. 나는 그 행동을 통해 가장 선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되고, 그것이 좋다’라고 고백한다.


나도 그렇다. 

조직생활 동안 나는 내내 까칠녀였고, ‘이번 생은 틀렸어’라고 체념했지만 

이 일을 통해 나는 내 안에 숨어있던 가장 친절한 나(꽤 마음에 든다)를 만난다. 


그래서 나는 이 일을 한다.   



10월 원데이 커리어 멘토링(마케팅) : http://blog.naver.com/spillthebean/221106349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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