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안 빠지는 이유
인체 내에서 호르몬을 생산하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시상하부, 뇌하수체, 갑상샘, 부갑상샘, 췌장 부신, 정소 난소 등등이 해당되며 이러한 것들을 통틀어 '호르몬 분비기관'이라고 칭합니다.
이번에 알아볼 '갑상선 호르몬'은 음식의 섭취량과는 별개로 갑작스러운 체중의 증가나 체중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호르몬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시상하부에서 'TRH(갑상선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를 분비하면, 뇌하수체가 이에 반응하여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갑상선이 드디어 '갑상선 호르몬(TH)'을 분비하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은 체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체온을 높이고, 성장을 조절하며,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등의 기능이 해당되므로 너무 과도하지도 반대로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 상태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만일 이 균형이 깨진다면 여러 가지 신체 이상이 나타날 테니까요.
갑상선 호르몬의 불균형 상태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갑상선 기능이 많이 분비될 때와 (갑상선 기능 항진증) 적게 분비될 때 (갑상선 기능 저하증)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갑상선 기능의 항진을 대표하는 질환은 '그레이브스 병'입니다.
안구가 돌출되는 등의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그레이브스 병은 인체의 'B림프구'가 앞서 언급한 '갑상선 자극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항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여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과다해지는 병으로 심박수의 증가, 체온 증가, 생리량 감소, 체중 감소, 가슴 확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므로 체중이 감소하고 피로도는 증가합니다.
실제로 과거 갑상선 호르몬을 다이어트의 용도로 처방한 적도 있었을 정도로 체중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하지만 투여를 중단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즉시 사라지고 제지방의 손실 등을 비롯한 건강상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의 저하를 대표하는 병은 '크레니티즘'입니다.
선천적으로 갑상선의 기능이 약할 경우 활력이 없으며, 신체적인 성장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신경계 역시 마찬가지로 잘 발달하지 않아 정신지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의 감소는 인체의 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갑상선 기능 항진과 마찬가지로 피로도를 높이므로 정상적인 건강상태에 비하여 잉여에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직접적인 활동 또한 감소해 살이 갑작스레 많이 찌거나 아무리 운동과 식이조절을 해도 쉽게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갑상선 호르몬이 가지고 있는 점다당질을 분해하는 기능 또한 저하되므로 진피층에 점액이 축적되며, 이것들이 수분을 끌어들여 단단한 부종을 발생시키기에 섭취하는 칼로리에 비해서도 더욱더 많은 체중이 증가합니다.
부종은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해 늘어난 체중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합니다.
간혹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임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살이 빠지지 않는 원인을 본인에게만 있다고 판단하여 운동의 강도를 높이거나 과도한 식이조절을 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를 더욱더 악화시켜 다이어트 실패는 물론 건강 자체를 심하게 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활력 및 근력의 감소, 부종 증가, 피로도 증가, 체중의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필요성이 있으며, 실질적인 이상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강도의 다이어트보다 건강관리와 휴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는 신호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휴식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병원을 찾아보다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처방을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갑상선 기능의 가벼운 이상은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생각보다 빈번하게 관찰되는 문제이며, 이해하기 힘든 체중의 변화를 유발하는 수많은 요인중 하나입니다.
특히 심한 스트레스 수준과 과도한 섭식의 제한, 수행능력에 맞지 않은 고강도 운동은 이러한 갑상선 기능의 이상은 물론 여러 가지 건강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너무 급한 마음으로 건강을 해치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