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8 "Diligence"
오늘의 단어는 'Diligence'입니다. '근면'. 저를 포함한 모두가 바라는 것이지만 막상 그것을 어떻게 얻는지 알면서도 쉽사리 도전하지는 않는, 뭐 그런 개념이죠.
근면은 언제부터 미덕으로 취급받았을까요. 아마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아마 근면은 지금보다 선사 시대에 더욱더 미덕으로 취급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례해 얻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가장 직관적으로 증명되던 시대였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사회가 발전하고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오히려 근면은 점점 그 가치를 잃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그 본래의 가치를요. 물론 모든 시대에 걸쳐 근면은 여전히 모든 사람에게 권장되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가 어떤 계급에 속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단적으로 지배 계급에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계급을 지켜내기 위해 근면할 것이 강조되었고, 피지배 계급에는 지배 계급으로 대표되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 근면할 것이 강조되었죠.
이때부터 근면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인 동시에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잘 먹고 잘 살아야지!'는 여전히 강력한 동기였지만, '~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자!'라는 구호가 사회에서는 더욱 강조되었죠. 그 빈칸에는 시대를 거치며 많은 것들이 들어갔습니다. 종교, 사상, 체제, 국가, 자본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Diligence'는 라틴어 동사 'diligere'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diligere'는 '사랑하다, 소중히 여기다'라는 뜻인데, 이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뭔가 특이합니다. 'di-'는 '떨어져서, 분리하여'를 뜻하는 접두사이고, 'ligere'는 '선택하다'라는 의미거든요. 결국 'diligere'의 본래 뜻은 '무언가를 골라내어 선택하다'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역을 덧붙이면 '신중히 선택하다' 정도가 되겠죠.
결국 'diligence', '근면'이라는 단어 뒤에는 '소중히 여기다'라는 뜻이 있는 것이고, 그 뒤에는 '신중히 선택하다'라는 뜻이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근면'이라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근면'은 단순히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신중히 선택해', 그것을 '소중히 여기어' 마침내 이루어내는 것이지요.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할수록 사회 입장에서는 이롭기에,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근면할 것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우리가 '무엇을 위해' 근면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종교, 사상, 체제, 국가, 자본'. 여러분은 이런 것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심으로 가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오랜 교육과 선전을 통해 우리가 그렇다고 믿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결국 '근면'의 본질은 '선택'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땀을 흘리고, 때로는 피를 흘릴지 선택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근면'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선택할지는 그 누구도 정해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먹었다면, 의심 없이 나아가십시오.
당신이 신중히 선택한 것이, 곧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고
그것만이 당신이 '근면'해야 할 유일한 이유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위해 근면할지를 언젠가 마침내 결정하게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