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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Jan 10. 2020

나를 창작하다.

왜?


요즘 관심사는 뭐야?
무슨 즐거운 일  일있어?  요즘 가장 널 힘들게 하는 일은 뭐야?  근사한 일들이 있는거야? 너 어떻게  무슨 생각하며  지냈어?"
이렇게 시작되는  우리의 대화는
자기이야기의 힘을 잃고 금새 방향을 잃는다. 부동산이야기를 하고, 채테크 이야기를 하고 ,

이사 이야기를 하고,
시댁 이야기를 하고, 어제 tv에서 본 예능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서
흔히 이야기하는 가벼운 이야기들을 하면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그래 얼굴 봤으니 됐다. 모두 잘  지내고 있구나"라고 마무리해 보지만,
뭔가 1프로가 모자란다. 구멍난 자리를 재워 줄  열정같은 뜨거움이 없다.

독서를 하고 사유를 하며 글 쓰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엄밀히 말하면 창작의 한 행위이다. 창작에 대해 언급할 때 그 누군가는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경제적으로 삶이 조금만 안정이 되면, 시작할 것이다.
내 집 장만을 끝내고 나면 나도 나만을 위한 어떤 걸 하고 싶다. 지금은 도무지 책 읽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또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배워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건 재능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난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못돼. 어차피 해봐야  성공할 확률 제로이고 가랑이 찢어질 텐데,
그런 걸 해서 밥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그 시간에 차라리 운동을 하는게 더 남는장사야! 난 그냥 평범하게 소시민적으로 사는 게 좋아!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난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여유로우며 재능이 넘치고 아주 비범한 인물이며 성공가도를  꿈꾸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사람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해서 정신적 풍요를 찾기 위해서고, 삷이 빡빡해서 마음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서이고, 게을러서 지금 이 순간을 긍정하기 위해서이고, 성공보다는 지금의 즐거움을 택한 것이다.
밥보다 좋고, 너무 평범해서 글 안에서 나마 새로움을 찾기 위해서이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 나를 긍정하기 위해   나를 창작하는 것이다.
 창작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자기표현의 가장 단순한 한 형태일 뿐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자기만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것! 언어나 춤이나 표정이나 생각의 표현일 뿐이다. 자신을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왜 돈이 있어야 하며,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며, 재능이 있어야 하며, 성공이 전재가 되어야 하며, 비범한 사람의 자격을 가져야 하는지... 가끔 의문이 든다.
우리의 관계 안에서 너와 내가 만나 서로를 공유하는 시간 안에 왜  나도 너도 없는지
그것도 의문이다. 누군가에 대해서   어떤 사건들에 대해서는  몇 시간을 떠들다가도
진짜 자신의 삶의 이야기 , 자신의 감정 이야기,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은 힘들어한다.
연예인 이야기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 그 모든 예술과 사건 사고 속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는 빠져 있다.
상식과 정보, 가십과 사건들은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너와 내가 만난다는 것은
자기의 모습을 내보이는 일이다. 창작된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평범한 소시민은 자기 자신을 창작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창작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에 대하여... 우리는 왜 어색해하는가!
왜 우리는 스스로를 창작하지 않는가!
진정한 만남은 자기의 이야기로 채워져야 가능하다. 자신의 창작을 통해 짜웃음과
진짜 울 수 있는 이야기들, 진짜의 불안을 이야기하고 싶다.

가벼운 이야기들은 한순간은 즐겁다. 힘들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하지만    왠지  이런 이야기들만 계속된다면
자기 자신이 없는 겉도는 이야기들  속에서
 영혼이 점점  휘발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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