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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Mar 24. 2020

코로나가 안겨준 긴장감

선재도 콧바람.

선재도의 노을


집에만 갇혀 있었더니 답답해서
주말에
 살랑살랑 가까운 서해로 친구들이랑 봄바람 세러 갔었다.
이런!  나 같은 사람이 죄다 쏟아져 나왔는지......
  한적한 선재도 서해바다가  여름 해수욕장  됐다.
사람들이 미어터져 코로나 피하려다 얻어가게 생겼다.
혼자 몰래 옆지기한테 콧바람 센 것도 미안한데 바이러스를 안고 갈 수도 있기에
집에 와서 자가 격리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일 동안 실천했다.

 1시간 차로 따로 밥 먹기.
 2미터 간격으로 어져서 대화하기.

가까이 오지 마.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냐!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그러다. 어젯밤  싸우고 말았다. 이제는 진짜 꼴 보기 싫어 물리적 거리두기.

가을배추 아주심기는 40센티미터, 토마토 옮겨심기는
   50센티미터.
부부싸움
냉전 버텨 심기는 2미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집안에서 바퀴벌레  두 마리가.
서로 눈이 마주치자.
쌩하고 시선을 피하며
싸사삭
각자의 구멍으로
사라진다.

당분간  우리
평화협정은 없는 걸로 하고
물리적 거리두기!

오랜만에 긴장감 유지하면서
사유 속으로 빠진다.

초원을 여유롭게 어슬렁거리는 사자는 두려울 것이 없다. 그 어떤 생명체도 사자를 상대로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싸움을 걸지 않는다. 먹이 사슬의 가장 우위에 군림하는 사자는 초원의 모든 생명체가 밥상 위에 차려진 먹이들이다. 배부르면 뒹굴거리다가
배가 고프면 먹이를 선택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밀림의 왕 사자 조차도 삶이  녹녹지는 않다. 초원에 유유히 펼쳐진 풀들을 한가로이  뜯기만 하면 먹을 것이 해결되는 초식동물과 달리   눈앞에 차려진 먹이들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매 순간 최선을  다 해야지만 사냥에 성공 하는 것이다.
토끼 한 마리 조차도 흘리자 않으면 사냥할 수가 없다.
매 순간 쉬운 먹이는 없다. 언제나 사자에게는 최선의 순간 뒤 배를 채우는 순간을 맞이할 수가 있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존재도 설렁설렁 살지 않는다. 초원의 코끼리 조차도 풀을 찾아서 험난한 여정을 늘 떠나야 하고
토끼 한 마리조차도  풀 한 포기를 뜯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을 감수하며 뛰어다니고, 다람쥐 한 마리도 나무 위애 서 끊임없이 뛰어다니면서 수고로움을 거쳐야지 먹이를 얻는다. 오로지 인간만이 놀고먹으면서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하고 퀘락을 위해
자신을 파괴하면서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부류가 있을 뿐이다.
놀고먹는 자는 자연의 질서를 위배한다. 생명체는 공포와 수고로움 허기 굶주림에 익숙한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살아가는 생명력을 기를 수 있다.
생명에게 이런 삶의 불확실한 자극이 없다면 생명은 사그라들 것이다.
생명의 순환은 자극이고 흘러가는 역동성이다.
낡은 아치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하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치에 얹히는 하중을 늘이는 방법이 효울적이다. 무게를 늘려야지 아치를 구성하는 각 부분들이 서로 잘 밀착되기 때문이다.
생명체들에게 긴장감은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역동성이다.
인간에게 긴장감은 정신의 역동성이다. 마음의 긴장은 삶의 의미를 찾게 하고 공허를 잊게 하는 요소이다.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인간은 동물적 본능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다. 자신의 본능에 따라 행동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대신에 타인들의 행동양식에 더 자신을 맞추는 것으로 안전을 추구해 왔다. 그러기 때문에  사소한 인간관계 속에서만 허우적 되면서 자신의 본능은 망각하고 있다.
동물적 본능은 절대로 스스로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독립적으로 언제나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놓을 줄 안다. 생명을 지키는 본능은
타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스스로를 나태와 권태와 타인의 인정 욕 구안에 놓지
않는다. 언제나 지신의 본능에 충실하다. 긴장을 늦추지 않음으로써 본능을 조절할 줄 안다. 그렇게 고독을 선택하고 외롭게 혼자 죽어간다.
 인간은 동물적 본능을 내어줌으로써 어쩌면 불행이라는 운명을 선택한 건지 모른다.
동물적 본능이야말로 생명체가 가진 아름다운 순환운동 인지 모른다.
죽음에 순응하고 생명에 성실하며 최선을 다해야지만 하는 생명운동에
본능이 움직이는 것이다.
아침부터 재잘대는 본능에 충실한 놈들 때문에 일찍 깨어 잠시 엉뚱한 생각 속에 잠겨본다.

바이러스에 대응하기위해

오늘도

긴장감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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