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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Apr 10. 2020

우리는 그 시절 예전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

관계의  특혜.

한때 나의 연인같았고 동생이고 친구였지만 지금은 기억 속에서 무관심해진 시절 인연 속 그녀에게........



연수야.
어제 멀리서 너를 보았는데. 난 그냥 지나쳤어. 아무런 마음에 동요도 없이 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어.


그냥 우리는 이제 이런 사이라는 걸 스스로에게도 익숙해진 이유일 거야. 아마 네가 아는 척했더라도  난 아마 가벼운 목례 정도만  했을 거야!  


나의 30대의 기억 속에는 너와 보낸 시간들밖에 없는 것 같아! 우리는  즐거운 시간도 많았고. 또 그만큼  싸우기도 했고 ,  화해도 하면서  그렇게 언니 동생으로 지지고 볶으면서 늘 함께 지내온 세월이 10년이었어. 그때 우리는 관계 맺음에 서로  서툴렀고,  소유하려는 익숙해짐에 길들여져  가고 있었어. 우리는  함께 있을 때  대화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영역 안에서 늘 존재하기를 바랐어.    늘 너밖에 없어! 네가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니! 넌 이래야만 해!
너라면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서로에 대한 기대와 바람만이 가득했었어.


  너와 함께 지낸 시간,  언니와 동생 선배와 후배로 만나서 난 항상 너에게 무언가 멋진 언니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 너와 난 너무나 달라서 늘 오해라는 단어가 우리 사이에 파고들었지... 난 네가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 여겼었고, 넌 내가  사회성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지..... 우리는 그렇게 너무나 다른 서로의 세계 속애서 동화되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
지금 내 곁에는  너와 비슷한 또래의 절친이 몇 명 있어!  마음이 잘 통하는 어떤 대화를 해도 즐거운 사람들이지. 너한테 미안하지만 너와의 관계에서 빠져나오고 나서 난  주위의  친구들에게 좀 더  애정을 쏟고 관심을 기울이게  됐어. 그리고  다양한 친구들이  생겼어.  모두 너와의 관계 속에서 얻은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들로 다져진 인간관계야.
너와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어쩌면 관계를 유지하려고 집착했던 건 어쩌면 나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10년이라는 의미는 나에게 큰 것이었으니까! 어쩌면 너보다 그 10년이라는 숫자에 난 더 집착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았어. 지키고 싶은 우정이었으니까!  지금 나에게는 딱 너와 동갑인 a라는 절친이 한 명 있어.
우리는 마음이 아주 잘 맞아서 대화가 늘 풍성해.
우리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감이 늘 존재하지만 불편하지는 않아. 너와의 사이에는 늘 거리감이 없었지... 넌 우리 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았었지....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면   그 사람에게만은  특혜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서로가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면, 말 안 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신뢰 같은 게 생겼으니까!
과거 넌 6개월이나 연락을 끊었던 적이 있었지 이유도 말하지 않고서... 함께 가기로 했던 팀에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서 난 그 팀에 함유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너와 친했던 한 사람이  나에게 물었어" 왜 둘이 늘 붙어 다니더니 이번에는 떨어져서 일하느냐고? "그때 난 "그냥 이제 서로 지겨울 때도 됐잖아요". 라며 농담처럼  웃으며 이야기했는데.... 넌 그 말을 전해 듣고  나에게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 너무나 맘이 상해서 연락을 끊었었던 거였어. 단지 그 말 한마디 때문에 넌 나에 대한 전부를 의심하고 실망하고 말았어.....
난 말이야! 관계란 이런 거라고 생각해. 한번 신뢰가 쌓이면 조금은 자유러워 져도 된다고.....
네가 만일 어떤 상황에서 나를 씹거나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건 그냥 해프닝일 뿐이라고....
어쩌면 그때는 내가 잠깐 싫어졌거나 분위기상 나를 씹어야 했거나, 이유가 있었을 테고,
또 재미를 위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난 아마도 오해 같은 걸 하지 않을 테니까! 넌 날 마음대로 써먹어도 돼! 너에 대한 특혜는 일종의 나의 신뢰야!
난 그런 특혜 속에서 재미나 즐거움을 공유하곤 해 서로가 망가지기도 하고.
나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왠 줄 아니?
사람들은 늘 좋을 수가 없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싫어지기도 하거든.
가끔은 밥맛없이 느껴지기도 해. 하지만 짧으면 몇 시간 길면 일주일 그 시간은 길지 않아! 어떻게 사람이 100 퍼 좋을 수가 있니?  그렇게 싫다가도 또 좋아지고... 그래도 이 사람만 한 사람이 없구나 하면서 마음이 돌아오는 거지.... 하지만 거기에는 신뢰가 있어야 해!  그 사람에게 만은 특혜를 주어야 해!  나를 씹을 수도 욕할 수도 있는 특혜!
그게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는 서로를 허용하는 과정 중에 서로를 싫어할 자유도 포함되는 거니까! 우리 모두는 불안정한 인간이니까!
서로의 대화가 즐겁다는 건 바로 이런 특혜가 허용되었기 때문이야.  저 사람을 믿고 신뢰하는   말속에는 저 사람 자체의 모습 속에서 나의 존재를 더 선명하게 느끼고 즐거움을 찾는 나의 의지와 노력도 함께 여야 해!  상대의 믿음에 의지하기보다 나의 믿음으로 상대를 자유롭게 바라보는 게 중요하지.....
그래서 가끔은 상대가 내 앞에서  한없이 망가져도  추한 모습을 보여도 상대를 보듬에 줄 수 있는 거야.
나 또한 시시한 모습을 보여도 내가 초라해지지는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
내가 훼손되는 일은 없으니까!
우리가 다시 예전의 사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너도 알 꺼야!  그러기에는 나도 너도 많이 변했으니까! 이제는 각자의 변한 모습에 어울리는 관계를 찾는 게 더 서로를  위해서 좋을 수도 있어.
처음 너에게 마음이  끌린 그날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해.. 엄마가 너한테 주었다는 원피스를 입고 온 그날이었어. 모두 촌스럽다고 할머니 같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데.... 난 그런 네가 너무 이뻐서 반해 버렸어. 그 촌스러움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어.  아무도 그런 촌스런 원피스를 입으려 하지 않았을 거야!
보통의 여자라면 말이야! 난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은 어린아이 같은 그런 순수함을 사랑했던 그때의 나를 기억할 거야.
지금은 멀어져서 늘 기억 속에서 깊어지는 사이.
그렇게 기억 속에서  넌 나의 영원한

베스트 프렌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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