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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May 02. 2020

당연한 것들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긍정


일상의 지루한 반복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무언가 사회의  생기발랄한 일들에서  제외되고 뒤쳐지는 느낌이 들고, 제자리걸음 뿐인 삶이 되풀이 되는 생각이 들때. 행복한 사람들의 대열에서 내가 주변인이 되는듯한 느낌으로 무력감이 들 때,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요히  답을 기다릴 때가  있다.



삶은 이런 거 같다.
햇살이 너무나 좋은 날   이불을 모두 꺼내어
 볕에 말린다. 그 무거운 이불을 낑낑대며 옥상에 들고 간다.
뽀성뽀송한 이불의 상쾌한 냄새와 햇살의 냄새를 선물하고파서 오후 내내 그렇게 그 일에 나의 시간을 오롯이 바치고 난 저녁.
아무도 그 뽀송뽀송한 이불의 변화를 모른다.
힘겹게 계단을 오르락 거리며 옥상에서 이불을 말린 일은 그냥 나 혼자만의 즐거움이었을 뿐 아무도 그 수고로움과 내 땀방울을 이해해주는 이  하나 없다.
가족들을 위해서 내가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은 늘 게을리했을 때만 티가나서  불평불만의 대상이 돼  버린다.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만족으로 끝나야지만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지만 ,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온전히 즐길 수 있고.
사람들에게서도 기대가 없어야지만 더 많이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이제는 세수를 하듯 잊지 않고 생각의 떼를 벗겨내며 하는 일중 하나이다.
매일 아침 브런치에 나의 잡설들을 올려놓는 것은
늘 언제나 당연한 것들에게서 좀 자유워 지고  싶고 비틀어서  생각해 보고,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들의 글들인데...
결국은 당연한 것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당연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

당연함을 받아들이기 위한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함이다.
결국은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그 당연함의 틀을
 변형시키는 매일매일의 반복이다.

질문뒤의 답은 늘 같다.
"그 모든 일들의 주체는 나" 이다.


위로 같은 독백의 목소리가 들릴 때
그 침묵의 시간 고독의 시간
텅 빈 공간과 고요함이   찾아올 때
  존재의 순간이 느껴질 때
혼자만의 즐거움에  앞에 미소 짓는  내가 보이고,
아직은  누군가의 마음의 텃밭에
어둠이 아니라   한줄기  햇살로
가지치기하듯 길게
뻗어 버티고 있는 나를 느낀다.

사람들의 방은 아직  불을 밝히고 있고 창문 밖 불빛 아래서 또 밤하늘의 무수한 밝은 별들을 본다.
빛은  얼굴에 내려와 깊은 눈빛으로  쉬어가고,
그렇게 한참을  오늘도 나의 미소 속에 기대어 머물다가.
행복은 차오르는  즐거움이 아니라 마음의
평온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작별인사를   한다.
싫어하고 지루한 것들이 자꾸 늘어나도.
좋아하는 것들을 덜어내면서  좋고싫음의 농도를 맞추어가는  사유가
시간을   평온하게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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