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꼬여서 간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예기치 않은 일을 당할 때. 나는 구실 찾기를 좋아한다. 아. 또 쉬어가는 타임이구나! 그동안 너무 많이 질주했었나 보다. 그럼 이쯤 해서 빠져나와야겠다. 어떤 중독에서 허우적거릴 때, 깨끗하게 sns라는 공간을 빠져나온다.
공개적 글쓰기의 시작은 나의 아픈 글이 타인의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순수한 동기에서 시작 되었다. 그 과정 에서 사람들의 공감과 응원속에서 오히려 내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거치면서
글은 변화를 거듭한다.변화의 과정중에 많은 시행착오를 만난다.
구실을 찾는다는 건 어떤 운명을 기다리는 것과도 같다. 다시 변화가 필요한 시간.
글 쓰는 행위가 소통을 위한 창구이기도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행위가 있어야지만 내 글이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피드백이 목말라, 낯선 곳 익숙한 곳에 글을 던져놓고서 타인들의 공감을 얻어내고자.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좋아요 대단해요 존경스럽습니다. 결국은 이 말의 뉘앙스를 깔고 가는 반응들을 마음껏 흡입하고 나서 허기를 채우고 또 다음 글을 시작한다. 골 방에서 쓰는 글이란 평생 골방에서 시작해서 꼴방으로 끝이 날 확률이 90퍼센트이다. 내 마음이라도 편하려고 쓰는 글이기에,
마음치유 글들은 찌질한 이야기들이 많다. 있는 그대로의 내 이야기를 써야지만 내가 치유되고 타인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인정 욕구 안에는 타인에 대한 인정 뒤에 궁극적인 인정은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이다. 관계 속에서 인간이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내가 괜찮은 존재라는 바로 그 긍정적 존재의 "나"이다. 나를 인정하는데, 타인들의 인정 부대를 동원하는 것이다. 나 혼자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가족을 동원하고 친구를 동원하고, 심지어는 나를 모르는 낯선 사람들까지도 동원해서 나라는 존재의 인정을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약처럼 계속 지속적으로 확인해줘야지 유지되는 타인들의 긍정 효과는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 아주 작은 부정적 사건 하나 에도 무너져 인정받기 이전보다 더 나빠져 버리기도 하고. 더 많은 생채기가 나는 부실공사가 되기도 한다.
나를 인정하는데 있어서 나는 어째서 이렇게 많은 타인들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관심종자가 돼 버린 걸까! 나라는 한 사람 만으로는 부족한 이유는 무얼까! 글 쓰는 시간을 보상받으려고? 나의 지식이나 재능을 자랑하고 싶어서? 나를 포장해서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어서? 외로워서? 나를 홍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언젠가는 밥벌이로써의 작가가 되고 싶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나애게 적용되는 답이 없다.
긴 시간을 비슷한 답이라도 찾으려고 또 쓰고 쓴다. 그리고 비슷한 답을 하나 얻는다.
.나를 설득시키는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설득은타인의 공감을 욕망한다. 내가 확신에 차서 쓴 글의 힘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서 적립된 사유는 단지 내가 기대하는 사유일 뿐이다. 제대로 설득되지 않은 내 글은진짜
내가 되지 못한다. 나이고픈 흉내내는 나! 타인들에게 라도 내보여서 타인들의 공감이라도 얻어낸다면 반은 내가 나에게 설득된 것이라는 희망찬 확신 때문이다.
글이란 결국 스스로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쓰는 행위이다.
마음치유의 글은 그 누구의 소통이나 인정이나 피드백 없이 고독하게 가는 글쓰기 안에서 먼저 나를 온전하게 설득시켜야 한다.
고독한 글쓰기의 필요성은 또 어떤 계기로 인해 나에게 왔다. 브론치를 제외한 모든 sns 상의 글 쓰는 공간을 정리했다. 이제는 나를 제대로 설득시키고. 당분간은 나의 인정만으로도 내가 존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