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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Aug 23. 2020

그 자리에

거기 그대로

힘들 때는
고통만 덜어내야 할까?
때로는 행복한 순간을 덜어내야 할 때도 있다.
나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고 느낄 때는
행복과 고통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행복의 순간을 떠올리면서
행복한 마음을 덜어낸다.


지금에 머물러
고통과 바꾸어본다.
지금 이대로가
가장 완벽한 시간이다.

지금 고통스럽다 해도
그저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못해도
아무 생각이 없어도
지금에 머무를 수 있는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원래 내 마음 자락은 이런 공이라는
텅 빈 마음에서
행복도 슬픔도 괴로움도
생겨나고 또 사라진다.

명상을 하고   수행을 하면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언제나 고통은 그 자리에 있었다.

고통도 늘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고
평온함도 기쁨도 그자리에 그 모습으로

그대로  있었다.

달라졌다고 사라졌다고 믿고 있던 나도

거기 있었다.


그 텅 빈 공간에
다다르려고 노력하기 전부터
원래가 공이었고 텅 빈 공간이었던
참나의 나!

그 참나가 고통을 본다.
알아차린다.
그리고 사라진다.
원래의 텅 빈 공간으로
다시 비워진다.

그렇게 다다르려 하고
찾던 공은
그저 내가 숨 쉬는 그곳에

내가 찾으려 애쓰던 이전부터

태어난 그때 부터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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