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둘과 나 우리 셋은 커뮤니티에서 글을 쓰다가 만났다.
셋다 몸과 마음이 아팠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했기에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
그렇게 우리들은 글로써 주고받다가
오프에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할 때는 하늘이 맺어준 운명 같았다.
매일 단톡 방에서 수다를 떨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하루가 멀다 하고 연락을 했지만 ,
2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한 달에 한 번의 만남이 서너 달에 한 번으로 단톡 방도 서로가 뜸해지고 전화도 하지 않게 되자.
서로 느낌으로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잊혀진 사람이 되리란 것을.... 그 멀어져 가는 시간을 아쉬움도 없이 관계는 자연스럽게 단절되고 있었다.
내 마음속 관계의 공동묘지 같은 공간이 존재한다면 , 나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그 속에 둗어둔 관계 속 죽음들은 어떤 이야기들로 마음속에 묻어져 있을까?
관계 안에서 우리는 언제나 장례식을 치르기도 한다.
누군가와 관계가 틀어지면 어쩔 수 없이 감정선을 정리할 새도 없이 생매장해야 하는 사람도 있고 눈물을 머금고 가슴에 고이 묻은 사람들도 있다.
관계의 상실. 우리들이 느끼는 이별에 대한 막연한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한 권의 책이 있다.
바로 쇼코의 미소라는 최은영 작가의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젊은 작가이다.
이 책에 수록된 7편의 단편들은 모두 관계의 상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모두 제각기 다른 내용의 이야기이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마치 한 권의 같은 내용을 읽은 듯. 이별이란 단어를 곱씹게 된다.
관계 안의 미안함 무지. 그리고 부끄러움. 아픔 등 이런 각각의 이유로
이별은 어른답게 때로는 이별 같지 않은 그런 이별을 한다.
늘 긍정적이며 밝은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그늘이 있다. 우리는 그 그늘을
애써 외면하며 밝음 속으로 만 가지를 뻗고 살아간다.
우리의 밝음은 결속력이 약하다.
어둠은 숨겨져 있지만 한번 이어지면 연결고리가 단단하다.
우리 셋은 지금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고.
설사 힘든 시간이 온다고 해도
그 고통의 형태가 달라져 있다.
또한
과거의 상태를 답습하지 않을 만큼 강해졌다.
가끔씩 만나고 싶다는 문자가 오고 가지만 그저 작은 관심의 표현일 뿐 , 이제는 기계적으로도 관계의 수명을 연장할 이유가 없이 멀어져 가고 있음을 선명하게 느낀다. 그리고 서서히 잊혀 갈 것이다.
관계의 갈등도 별로 없이 멀어져 가는 사이는 서로 간의 역할에 있어 제소임을 다 했을 때이다.
이런 관계는 아름답게 멀어져 갈 수 있다.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아 그때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그때 참 힘들었던 그때 그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참위 안이됐었지....라고 마음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갈등의 고리가 없이 눈에서 멀어져서 마음으로도 멀어지는 사람들과 잊혀간다는 것은 내 삶의 귀퉁이가 으스러진 것처럼 아프거나 하지 않는다.
그 길들여짐이 쉬웠었고 그 과정안에 눈물과 집착도 없었고 그저 서로의 끌림과 필요에 의해서 만났기 때문에 그 끝을 예감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그 빈자리를 자리를 또 누군가 새로운 상대들이 메꾸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아니어도 누군가는 또 그 자리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꼭 너여야만 할 이유가 없는 관계가 점점 나에게 익숙해져 간다.
그 익숙함을 받아들이자 사람을 만나는 일에 두려움도 덜 해 져 간다. 실망감도 없어지고 인연이라는 고리에 얽히어서 순응해 간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법도 쉬워져 간다.
관계의 집착에서 유연해져 간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관계에 있어
영원을 약속한다. 그리고 영원을 소망한다. 그리고 그 약속과 소망은
스스로는 지켜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관계의 유효기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내 안에서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삶 속에서 늘 그들을 꺼내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도 내 안에서 순간순간 그들만의 소임을 다 함으로써 내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 나에게 변화를 줄 것 같은 예감으로 누군가에게 다가선다
그 느낌에 홀려 사람을 만난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킬 유효기간이 없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를 꿈꾼다.
허무가 아닌
의미가 빼곡하게 알알이 박힌 마음을 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