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깨닫기는 했을까?
글이라는걸 써본 적이 없는 내가
일기장에서나 끄적일 글들을 사람들앞에
써 보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어느날
벼락같이 만난 깨달음 이란 의미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은 이유에서 였다.
나의 글쓰기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무신론자인 나는 깨달음을 종교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소소함이 깨달음 일 수도 있고
삶의 작은 행위하나도 깨달음의 순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고통의 늪! 그 속에 빠지면 마음은 지옥이되고
감옥같은 마음안에서 세상으로 빠져 나오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깨달음은 무엇일까?
깨달음을 얻으면 삶이 달라질까?
많은 종교가, 철학이, 깨달음의 길을 제시한다.
하지만 정말 깨달았다는 사람은 찾기가 힘들다.
진짜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않는 것 처럼, 깨달음 또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건 아닐까!
한때 나에게 닥친 긴 고통의 시간은 나에게 아픔만을 준게 아니었다.
나라는 사람의 바닥을 보여주고. 수용하는 법과 보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깨달음이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었다.
좋은 강연을 듣고 책을 읽고 마음공부를 하는 첫째 이유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합리적인 사고를 통 해서 상대로 부터 나를 지키고 나로 부터 상대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 모든것에 경험이라는 실전이 더해지고 성찰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통찰이라는 단계를 거치면, 지혜가 생겨나고 나는 점점 현명한 사람이 되어진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함번에 ko패 시켜버리는 녀석이 있으니 그건 바로 깨달음이라는 녀석이다.
그많은 지혜도 물거품이 되는 순간
"오늘 깨달으면 내일 죽어도 좋다."라고 하는말은
여기서 나온건지 모른다. 깨달음이란 개개인의 영역이라 너무나 추상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신비주의와도 가깝지만
내가 경험한 그 신비주의적 초월적
세계는 설명하기는 힘들고 이제는 느낌만 남았다.
깨달음에 한번 마음이 근접하고 나면
마음은 허상처럼 모호하다.
그 어떤 개념도 관념도 안개처럼 흩어져서
내가 아닌 상태 의식의 존재만 있는 상태
이것이 내가 정의할 수 있는 깨달음이다.
느낌으로 남아있는 텅빈공간!
그 텅빈공간 안에는 지금 이순간만이 명료하다.
깨달음의 순간에는 늘 언제나 지금 이순간이 있고
지금 이순간은 깨달음의 완전한 시간이다.
일상에 마주치는 힘든상황이나 관계들 속에
어떻게 받아들일지 혼란스러운 폭발 직전의 순간에
깨달음은 합리적인 생각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나의 머리를 리셋시키는
스위치가 된다. 잠시 머리속을 정지 시킨다
머리속에서 있는그대로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깨달음은 어쩌면 내가 쉬어가는 정거장 같은것이다. 바로 지금 이순간이라는,
정거장에 잠시 머물러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심호흡한번 하고
그렇게 잠깐 쉬는 동안 마음을 비우고 덜어내고,
사물들을 풍경처럼 무심하게 바라보는 순간!
그다음에 내가 취할 행동들을
제시해 준다.
처음 한동안 나는 깨달은 자의 오만 속에 살았다.
깨달음의 범주안에서 철학은 너무 복잡한 헛소리 같았고,
사람들의 일상속 대화는 어린아이들의 푸념처럼 들렸다.
죽음과 삶 과거와 미래!그 틈사이에서 나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혼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재 아프더니 좀 이상해졌어"
하루가 영원같고 순간이 영원같은 늘 똑같은 시간이 존재라는
느낌만으로 반복 되는 나날들이었다. 그러한 시간속에
이성이라는 합리적인 사고는 존재하진 않았다.
입만 열면 사람들이 도망갔다.
깨달음을 말로 떠들기 시작하면 한마디로 "또라이"가 된다.
깨달은 자는 말이아닌 행동이나 변형된 마음 유머 어휘로써
표현되고 입은 닫아야한다.
오늘 깨달으면 내일 죽어도 좋다라는 의미는,
깨달음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리라
즉 깨달음을 오래 간직하고자 한다면 입을 봉하라는 의미로 해석 된다.
아직도 나는 깨달음의 순간의 흔적을 더듬어본다.
깨달음의 공명이 내마음 안에서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나라는 관념의 틀을 깨부수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게 만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나를 표현하게 되었다.
어리석고 착하지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래서 머리속은 늘 비워진다.
자유로워진다. 책을 읽으면 쌓이지 않고 비워진다.
비우고 비우는 순간이 어쩌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깨달음 이라는
의미에 가까운지 모른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되었냐구 물으면
난 여전히 옛날 그대로이다.
단지 나 자신으로 살면서
지금 이순간에 충실한것 뿐이다
지금 이순간만이 깨달음을 설명 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 이다.